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 ‘전자 눈’, KAIST 등 초소형 적외선 센서 3D 프린팅 성공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감지하는 ‘전자 눈’이 한층 작고 정교해졌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김지태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 오승주 교수, 홍콩대 티안슈 자오 교수와 함께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인 10마이크로미터(μm) 이하 초소형 적외선 센서를 상온 3D 프린팅으로 직접 제작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상온에서 구현된 초정밀 ‘전자 눈’

적외선 센서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전기 신호로 바꿔 물체를 인식하는 핵심 장치로, 자율주행차의 라이다(LiDAR), 스마트폰의 3D 얼굴 인식,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야간 감시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그러나 기존 반도체 공정은 고온 처리가 필수여서 소재 제약이 크고, 에너지 소비가 많으며, 원하는 형태로 제작하기 어려웠다.

KAIST 연구진이 공동연구로 초소형 적외선 센서 제작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적외선 센서를 구성하는 전극·광활성층 상온 인쇄 공정, 인쇄된 적외선 마이크로 센서 구조와 화학적 조성, 인쇄된 적외선 센서 마이크로 픽셀 어레이. [사진=KAIST]

연구팀은 금속·반도체·절연체 소재를 각각 나노결정 형태로 만든 액상 잉크로 변환해, 단일 프린팅 플랫폼에서 층층이 쌓아 올리는 ‘초정밀 상온 3D 프린팅 공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고온 열처리 없이 센서의 핵심 구조를 직접 형성할 수 있게 되었고, 맞춤형 설계와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확보했다.

핵심은 ‘리간드 교환(ligand exchange)’ 기술이다. 연구팀은 나노입자 표면을 감싸는 절연성 분자를 전도성 분자로 교체해, 열처리 없이도 전기 흐름이 원활한 구조를 완성했다. 이 과정을 통해 상온에서도 고성능을 유지하는 초소형 적외선 센서 제작이 가능해졌으며, 결과적으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전자 눈’을 정밀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지태 KAIST 교수, 오승주 고려대 교수, 티안슈 자오 홍콩대 교수. [사진=KAIST]

이번 성과는 단순한 소형화를 넘어 곡면 디스플레이, 의류형 센서 등 기존 공정으로는 구현이 어려웠던 유연한 전자 기기 설계의 가능성을 열었다. 김지태 교수는 “고온 공정 없이 다양한 형태로 센서를 제작할 수 있어 에너지 소비와 제조 단가를 모두 낮출 수 있다”며 “친환경적 제조 기술로 적외선 센서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0월 16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