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와이트섬에서 발견된 화석에서 등에 돛처럼 솟은 구조를 가진 새로운 공룡 종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구조가 체온 조절이나 지방 저장 같은 실용적 목적보다는, 짝짓기 과정에서 상대의 시선을 끌기 위한 장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신종 공룡을 찾아낸 이는 은퇴한 의사이자 현재 포츠머스대학과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제러미 록우드(Jeremy Lockwood)다. 그는 와이트섬 공룡 박물관에 오랫동안 보관돼 있던 약 1억 2천5백만 년 전 백악기 초기 화석을 재검토하다, 기존 종으로 분류돼 온 뼛조각에서 비정상적으로 길게 뻗은 신경돌기를 발견했다.

‘돛 척추’를 가진 새로운 종, 이스티오라키스
정밀 분석 결과, 이 공룡은 등과 꼬리를 따라 길게 솟은 신경돌기를 지녔으며 외형상 뚜렷한 돛 구조를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고생물학 논문집(Papers in Palaeontology)에 게재됐고, 록우드는 신종 공룡에 이스티오라키스 마카투래이(Istiorachis macarthurae)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스티오라키스’는 ‘돛 모양 척추’를 뜻하며, 종명은 와이트섬 출신으로 세계 일주 항해 기록을 세운 엘렌 맥아더를 기려 붙여졌다. 연구진은 이번 명명이 지역적 정체성과 역사적 인물을 동시에 반영해, 학술적 의미와 대중적 친근함을 함께 담았다고 설명했다.
록우드는 “진화가 항상 실용성만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사례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성 선택에 따른 시각적 신호, 즉 짝짓기를 위한 과시용 장식”이라고 설명했다.
성 선택이 만든 과장된 외형
공룡의 특이한 외형이 짝짓기와 연관된다는 해석은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볏, 뿔, 장식 같은 구조들이 주로 성 선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티오라키스의 돛 모양 등줄기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사박물관의 수전나 메이드먼트 교수는 “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화석을 세심히 재검토한 덕분에 와이트섬의 이구아노돈류 다양성이 크게 확장됐다”며 “이스티오라키스 발견은 영국 백악기 초기 생태계가 여전히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견은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연구에 따르면 이구아노돈류에서 신경돌기의 연장은 쥐라기 후기에 시작돼 백악기 초기에는 흔히 나타났지만, 척추뼈 높이의 네 배 이상 길게 돌출된 극단적 연장은 매우 드물다.
이스티오라키스는 바로 이 희귀한 사례에 속하며, 공룡 진화 과정에서 성 선택이 어떻게 과장된 신체 구조를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참조 논문: Jeremy A. F. Lockwood et al, The origins of neural spine elongation in iguanodontian dinosaurs and the osteology of a new sail‐back styracosternan (Dinosauria, Ornithischia) from the Lower Cretaceous Wealden Group of England, Papers in Palaeontology (2025). DOI: 10.1002/spp2.70034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