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의 영향으로 초기 인류의 흔적이 극히 드문 영국 북부에서, 발견된 유골에 대한 역사적인 첫 연대 측정 결과가 발표되어 화제다. 최근 연구진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과 DNA 분석을 통해 해당 유골이 약 1만 1천 년 전 중석기 시대 초기에 살았던 2.5세에서 3.5세 사이의 여자아이임을 밝혀냈다. 이는 영국 북부 인류 유골 중 이토록 오래된 유해의 연대를 측정한 사상 첫 사례로, 함께 발견된 1만 1천 년 전의 사슴 이빨 장신구와 함께 선사시대 북부 정착민의 실체를 밝히는 결정적 단서가 되고 있다.

DOI: 10.1017/ppr.2025.10077
1만 1천 년 전의 사슴 이빨 장신구… 유골과 함께 확인된 시대적 단서
이번 조사에서는 유골의 연대 측정과 더불어, 같은 장소에서 발견된 유물들의 분석도 함께 이루어졌다. 출토된 유물 중에는 인위적으로 구멍을 뚫은 사슴 이빨 장신구와 석제 구슬이 포함되어 있으며, 연대 측정 결과 유골과 동일한 시기인 11,000년 전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장신구들은 영국 북부 인류 유골의 주인이 살았던 시대의 문화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지표이며, 당시 인류가 척박한 북부 환경에 정착하며 독자적인 생활 양식을 유지했음을 증명한다.
좁은 동굴 틈새 속 ‘의도적 매장’… 수천 년을 이어온 안식처의 발견
소녀의 유해는 동굴 내부의 아주 좁은 틈새에 안치된 상태로 발견되었다. 연구팀은 유해의 배치 상태를 근거로 이것이 우연한 남겨짐이 아닌, 특정 위치에 정교하게 안치된 ‘의도적 매장’이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 동굴은 소녀가 묻힌 약 11,000년 전 중석기 시대부터 5,500년 전 신석기, 4,000년 전 청동기 시대에 이르기까지 최소 8명의 서로 다른 인물이 시차를 두고 매장된 다층적 매장지라는 사실이 밝혀져 놀라움을 더하고 있다.
영국 북부 고고학의 공백을 메우다… 선사 연구의 새로운 기준
이번 연구의 최종적인 결론은 그동안 유적이 드물었던 영국 북부 지역에서 처음으로 이처럼 오래된 인류 유골의 연대를 명확히 규명했다는 점이다. 잉글랜드 남부나 웨일스에 비해 빙하기의 파괴적인 영향이 컸던 북부에서 11,000년 전의 기록을 확보한 것은 고고학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성과다. 연구진은 이번에 확보된 데이터가 영국 전역의 선사시대 매장지 연구와 인류 이주사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비교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알아두면 좋은 과학 용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Radiocarbon Dating): 유기물 속 탄소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해 시대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이번 연구에서 영국 북부 최고(最古) 유골의 연대를 처음으로 확정하는 데 쓰였습니다. 중석기 시대(Mesolithic): 빙하기가 종료된 후 환경 변화에 맞춰 인류가 도구를 개량하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가던 전환기입니다.
손동민 기자 / hello@sciencewave.kr
자료: Phys.org
제공: 사이언스웨이브 (https://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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