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2~5개비만 피워도 장기적으로 비흡연자 대비 사망 위험이 약 6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위 ‘가끔 피우는 흡연’, ‘라이트 스모킹’도 예외가 아니라는 의미다. 하루 11~20개비 수준으로 흡연량이 늘어나면 사망 위험은 13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마이클 블라하 교수 연구팀은 의학 학술지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총 32만3826명을 최대 20년간 추적한 22건의 코호트 연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는 흡연량·금연 시점·흡연 지속 기간과 심혈관질환 발생률, 전체 사망률 간의 정량적 연관성을 집중 분석했다.
분석에 포함된 관찰 기간 동안 주요 질환 발생 건수는 심근경색 1만7570건, 관상동맥질환 3만625건, 전체 심혈관질환 5만4078건, 관상동맥질환 사망 1만7429건, 심혈관질환 사망 3만3120건이었다. 모든 원인 사망은 12만5044건으로 집계됐다.
현재 흡연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남성 74%, 여성 10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사망 위험은 남성 117%, 여성 143% 증가했다. 연구팀은 “성별과 관계없이 흡연은 심혈관계에 누적 손상을 일으킨다”며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 증가가 나타나는 점은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흡연량별 분석에서는 하루 2~5개비만 피워도 모든 원인 사망률이 60% 증가했으며,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57%, 심방세동 발생 위험은 26%, 심부전 위험은 57% 상승했다. 연구진은 “흡연량이 적다는 이유로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연구는 소량 흡연이 심혈관계 미세 염증 반응과 혈관 내피 기능 손상을 촉진해, 위험 곡선이 ‘선형적으로’ 증가함을 보여줬다. 즉 적게 피울 때에도 비례적으로 위험이 누적된다.
하루 11~20개비를 피우는 경우 전체 사망 위험은 130%,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87% 증가했으며, 허혈성 심장질환·뇌졸중·말초동맥질환 등 합병증 발생률도 함께 상승했다. 연구팀은 “흡연량을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연 효과 분석에서는 금연 후 10년 동안 위험 감소 폭이 가장 컸으며, 이후에도 감소가 지속돼 금연 20년이 지나면 현재 흡연자 대비 사망 위험이 80% 이상 낮아졌다. 연구팀은 “양을 줄이는 것보다 담배를 완전히 끊는 것이 유일한 효과적 전략”이라고 결론지었다.
블라하 교수는 “흡연자에게 전달해야 할 가장 명확한 메시지는 단순하다. 적게 피우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며, “가끔 피우는 흡연이라도 위험은 명확히 증가하므로 가능한 한 빨리 금연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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