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아, 지구 인접 내부 형성 기원
- 지구·달 동위원소 조성 동일성
- 달 형성 거대 충돌 시나리오 재구성
45억 년 전, 지구의 표면 전체를 용융시키는 규모의 거대한 충돌이 일어났다. 이 충돌은 지구의 외층 일부와 충돌체의 물질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며 응축·재조립돼 달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의 핵심 주체인 원시 행성 테이아(Theia)가 태양계 외부에서 유입된 천체가 아니라, 지구와 같은 영역에서 함께 성장한 근접 이웃이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달과 지구 암석 샘플의 정밀 동위원소 분석과 수리 역산 모델링이 이 결론을 이끌었다.
연구팀은 지구 암석과 아폴로 탐사에서 회수한 월석 시료의 철, 크롬, 몰리브덴 등 다수의 원소 동위원소 비율을 고해상도 질량분석기로 측정했다. 동위원소는 천체가 어느 위치에서, 어떤 환경에서 형성됐는지 판단하는 핵심 지질학적 지문으로 사용된다. 측정 결과는 지구와 달의 조성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이는 두 천체가 단순히 충돌 후 혼합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매우 유사한 조성을 가진 물질로 구성되어 있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기 지구와 테이아가 충돌하기 직전 어떤 궤도와 크기, 조성을 가져야 현재의 지구·달 시스템이 설명되는지를 수리 모델로 역산했다. 계산 결과, 테이아는 태양계 외곽이나 소행성대에서 이동해온 천체가 아니라, 태양 가까운 내부 영역에서 지구와 인접한 궤도를 공유하며 성장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달의 화학적 서명이 지구와 거의 완전히 겹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더 단순하고 물리적으로 자연스러운 해석이다.

기존의 거대 충돌 시나리오는 충돌 이후 엄청난 에너지로 물질이 완전히 혼합되면서 동일한 조성이 형성됐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최근 충돌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은 이러한 완전 혼합 과정이 실제 조건에서는 제한적일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달의 조성이 지구와 거의 동일한 이유를 충돌 이후의 섞임이 아니라, 충돌 이전의 근원적 구성 유사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강화한다. 즉, 달은 이질적인 천체의 부산물이 아니라 지구와 성분적으로 거의 동등한 두 원시 행성의 충돌로 태어난 2차 천체일 수 있다.
향후 연구는 달 내부 깊은 영역의 암석 구조 분석과 3차원 동역학 모델링을 통해 초기 태양계의 물질 분화 과정과 충돌의 정확한 타이밍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단순히 달의 기원을 밝히는 차원을 넘어, 행성이 언제, 어디서, 어떤 물질로 성장했는지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태양계 형성 시나리오 전반과 외계 행성계 비교 연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결과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조 논문: Timo Hopp et al, The Moon-forming impactor Theia originated from the inner Solar System, Science (2025). DOI: 10.1126/science.ado0623.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o0623
자료: Science / Max Planck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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