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사케 빚는다?···日 ‘닷사이 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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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시작되는 ‘닷사이 문(DASSAI MOON)’ 프로젝트

일본의 대표 사케 브랜드 닷사이(DASSAI)가 우주에서 발효 실험을 시작한다. 미쓰비시중공업, 닷사이, 아이치산업기술연구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닷사이 문(DASSAI MOON)’ 프로젝트는 달 환경에서도 사케를 양조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실험이다.

자동 발효 장치는 조만간 일본 신형 화물선 HTV-X에 실려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 실험은 미래의 달 기지에서 자급 가능한 식음료 생산 기술을 마련하기 위한 첫 단계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닷사이가 진행하는 ‘닷사이 문(DASSAI MOON)’ 프로젝트는 달 환경에서도 사케를 발효·양조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우주 실험이다. 자동 발효 장치는 일본 화물선 HTV-X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려 간다. 실험으로 얻은 520g의 발효 원액 중 일부는 단 하나의 100mL ‘우주산 사케’로 완성되고, 나머지는 과학 분석에 사용된다. 판매 수익은 일본의 우주 연구에 기부될 예정이다. [사진=Mitsubishi Heavy Industries]

무중력에서 이루어지는 정밀 발효

사케의 발효는 두 미생물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곰팡이(누룩균)는 쌀 전분을 당으로 분해하고, 효모는 그 당을 알코올로 바꾼다. 이 과정은 온도, 점도, 미세한 흐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한 달에서는 이러한 유체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상과 동일한 품질의 발효가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ISS에 실린 닷사이 문 장치는 달 중력 환경을 재현하는 원심력 모듈과 자동 제어 발효조를 탑재했다. 약 2주간 진행되는 실험에서 520g의 쌀 발효 원액이 생성되며, 이는 냉동 상태로 지구로 회수된다.

일부는 과학 분석에, 일부는 단 하나의 100mL짜리 ‘우주산 사케’로 완성된다. 한 병 가격은 약 1억1천만 원으로 책정됐으며, 수익금은 일본의 우주 연구에 기부될 예정이다.

일본 우주항공기구(JAXA)는 신형 화물선 HTV-X를 통해 사케 발효 장치와 재료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운반한다. [사진=JAXA]

문화의 지속성을 시험하는 과학

이번 프로젝트는 인간이 우주에서 문화적 생산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실험이다. 장기 탐사 시대에는 단순히 식량을 운반하는 것을 넘어, 현지 자원을 활용해 식품과 음료를 직접 생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생명공학과 재료과학, 유체물리의 결합이다. 사케의 발효 과정은 미생물의 대사 반응뿐 아니라, 액체 내 온도 분포와 점도 변화, 기체 확산 속도 등 물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중력이 달라지면 효모의 부유 패턴, 당 생성 속도, 기포의 상승 경로까지 모두 달라진다.

따라서 이번 실험은 단순히 술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저중력 환경에서의 미생물 발효 메커니즘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과정이다. 이로써 우주에서의 생물 반응 제어 기술, 식품 안정성, 자급적 식량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이 열린다. 미쓰비시중공업과 닷사이는 이 실험을 ‘달 기지 생명유지 시스템의 일부로서의 발효 연구’로 정의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자료: Mitsubishi Heavy Indus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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