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도 지진이? 지진 리스크, 우리에게 어떤 영향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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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달에서도 지진이 발생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달 표면에서 관측된 바위 낙하와 지형 변화는 유성 충돌이 아닌, 내부 지진(문지진·moonquakes)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그동안 달의 지형 변화는 대부분 외부 충돌로 설명돼 왔지만, 반복적인 지진 활동이 누적되며 지질학적 변화를 일으켰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지진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진원지 인근에 구조물이 위치할 경우에는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장기 체류를 전제로 기지를 건설하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지진 리스크는 사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로 평가된다.

이 연구는 스미소니언 연구소 연구진이 수행했으며,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아폴로 17호 착륙지에서 발견된 지진 흔적

연구팀은 아폴로 17호가 착륙했던 타우루스-리트로 계곡(Taurus-Littrow Valley)에서 수집된 암석과 지형 자료를 분석했다. 현지에서는 과거 지진으로 유발된 것으로 보이는 바위 낙하와 산사태의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이를 바탕으로 고대 문지진의 규모를 역산했고, 지진의 원인으로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리-링컨 단층(Lee-Lincoln fault)이 지목됐다.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가 타우루스-리트로 계곡에서 암석 표본을 채취하고 있는 모습.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관측된 암석 낙하와 지형 변화를 바탕으로, 내부 지진(문지진)에 의한 지반 운동 가능성을 분석했다. [사진=NASA 제공]

슈메르는 “달에는 지구 수준의 고감도 지진계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붕괴 흔적이나 지형 변화 같은 간접적 단서를 통해 지진 활동을 추정해야 했다”고 밝혔다.

해당 단층에서는 수천만 년에 걸쳐 규모 3.0 정도의 지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에서는 비교적 약한 규모에 해당하지만, 구조물 바로 아래에서 발생할 경우에는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단층이 현재도 활동 중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와 유사한 구조가 달 전역에 수천 개 이상 분포한다고 밝혔다.

단기 체류 중심의 탐사 임무에서는 문지진의 위험이 사실상 무시할 수준이다. 그러나 수년 단위의 장기 운영을 전제로 한 기지 건설의 경우, 지진 노출 가능성은 누적된다.

연구팀은 활성 단층 인근에서 하루 기준 규모 3.0 내외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약 2천만 분의 1로 추정했다.
이 수치를 10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5,500 수준까지 올라간다.
슈메르는 “하루만 머문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지를 수천 일 운영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입지 선정 기준에 지진 리스크 반영 필요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달 지진학(lunar paleoseismology) 연구의 기반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달에서는 단층을 따라 굴착해 직접 지진 기록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탐사 표본과 고해상도 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간접적 분석이 핵심적인 접근 방식이다.
향후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통해 도입될 고정밀 관측 장비와 최신 지진계는 이러한 분석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연구진은 달 기지를 설계할 때, 활성 단층 위나 그 인접 지역은 입지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Thomas R. Watters et al, Paleoseismic activity in the moon’s Taurus-Littrow valley inferred from boulder falls and landslides, Science Advances (2025). DOI: 10.1126/sciadv.adu3201

자료: Science Advances / University of Mary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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