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정의 의학노트] 식이섬유 이야기⑧ 어린이의 적절한 식이섬유 섭취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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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사자성어 가운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으로, 좋은 것이라도 너무 많으면 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마도 이 단어는 대부분의 영양 섭취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식이섬유의 장점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는 필요한 만큼 적절히 섭취했을 때 이야기이지, 지나치게 섭취했을 때는 다르다.

과자류나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에 쉽게 노출되는 요즘 어린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보통은 나물이나 샐러드 같은 야채를 먹기 싫어해서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과도하게 먹는 것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식이섬유는 열량이 거의 없으면서 포만감을 유지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는 매우 유익하다. 그러나 많은 열량이 필요한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이러한 특성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장에 필요한 열량과 필수 영양소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의 적절한 식이섬유 섭취량은 하루 ‘나이+5g’ 수준이 권장되며, 국내 기준은 유아 하루 15~20g이다.

이론적으로 식이섬유는 총 열량 섭취를 줄일 뿐 아니라 단백질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또한 철·칼슘 같은 미네랄 흡수를 저해하고 지용성 비타민(A, D, E, K)의 흡수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이는 담즙산 재흡수를 막는 기능과 연관이 있다. 따라서 충분한 섭취가 권장되지만, 일정한 제한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린이는 하루에 얼마나 섭취하는 것이 적절할까.

소아의 적정 식이섬유 섭취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오래전부터 제시돼 왔다. 1995년 미국소아과학회(AAP)는 2세 이상 소아에서 ‘나이 + 5g’이라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5세는 하루 10g, 10세는 하루 15g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 + 10g’은 다소 많을 수 있고, ‘나이 + 15g’은 명백히 과량으로 판단했다.

다만 나이로만 구분하는 방식은 개인의 성장 속도, 체중, 칼로리 섭취량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청소년에서는 상한이 지나치게 낮게 설정될 수 있어, 체중 1kg당 하루 0.5g(최대 35g)이나, 혹은 성인과 동일하게 1000kcal당 14g(최대 38g)이라는 권고안도 병행해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는 이런 계산법이 복잡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2020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유아 하루 15~20g이라는 간단한 권고안을 제시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면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식이섬유가 가득한 채소들로 이뤄진 샐러드바.

소아의 하루 상한 섭취량으로 제시되는 35~38g은 성인 평균 섭취량보다 많아 실제 어린이가 이를 초과하기는 쉽지 않다. 소화력이나 저작 능력이 성인만큼 발달하지 않아, 질긴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과다 섭취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식이섬유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성장에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 섭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식이섬유가 몸에 좋다고 해도 과도한 섭취는 성인은 물론 성장기 소아에서도 피해야 한다. 처음 언급한 것처럼 지나침은 부족함만큼이나 해롭다.

📌 3줄 요약.

✅ 식이섬유는 적정량은 유익하지만 과다 섭취 시 성장기 어린이의 영양 흡수를 방해한다.
📏 권장량은 ‘나이+5g’, 체중 1kg당 0.5g(최대 35g), 1000kcal당 14g(최대 38g) 기준이 있다.
🇰🇷 국내 기준은 유아 하루 15~20g이며, 어린이가 상한치를 넘기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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