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정의 의학노트] 비타민C 이야기⑥ 비타민 C 암에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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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타민 C는 인체에서 쓸모가 많은 물질로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그런 만큼 감염병만이 아니라 암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암 환자가 수술이나 항암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더 질병을 잘 이겨내게 도와줘서 생존 기간을 연장하거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해 보인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이런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비타민 C [사진=Gemini 생성 이미지]

우선 비타민 C가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부터 알아보자 음식을 통해 섭취한 비타민 C가 많은 사람에서 암 발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는 어느 정도 존재한다. 2022년 발표된 엄브렐라 리뷰 (Umbrella review, 여러 리뷰와 메타 분석을 다시 모아 분석한 리뷰) 에서는 비타민 C 섭취는 여러 암(방광암, 유방암, 식도암, 위암, 폐암 등) 발생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다만 이 연구들은 대부분 관찰 연구로 정확한 인관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암 발생률이 낮게 나온 이유가 비타민 C에 의한 효과인지 아니면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섭취한 결과인지 구분하기도 어렵다.  

과일과 채소에는 암 예방 효과가 있는 식이섬유를 비롯해서 다른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그 외의 항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발암성이 있는 적색육이나 가공육, 가공식품을 적게 먹을 가능성이 높아 간접적인 효과일수도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좀 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알약 형태의 비타민 C 보충제나 멀티 비타민 제재를 장기 복용하는 연구를 통해 암 예방 효과를 조사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비타민 C 보충제는 암 발생률을 의미 있게 감소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진행된 8000명 규모의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 (RCT)에서는 비타민 C 하루 500mg, 비타민 E 하루600 IU, 베타카로틴 하루 50mg을 복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암 위험도를 9.4년에 걸쳐 조사했다. 그 결과 비타민 C와 다른 항산화 비타민 모두 암 발생률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찰 연구에서 보였던 효과들은 대부분 다른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되는 이유다. 따라서 암 예방을 위해 비타민 C 보충제 단독 섭취는 권장되지 않는다. 대신 비타민 C와 다른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한 가지 사족을 붙이면 필자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비타민 C나 E같은 항산화 비타민이 위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장상피화생 (intestinal metaplasia) 위험도를 낮추는지 연구했었다.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 세포가 장 세포처럼 변하는 현상으로, 그 자체는 병이라고 할 수 없지만, 위암 발생 위험도를 몇 배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암의 전단계나 위험 신호로 여겨진다.  

비타민 C [사진=미드저니 생성 이미지]

필자와 동료들이 한국인 67,657명을 장기 추적한 결과 실제로 항산화 비타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에서 장상피화생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비타민만의 영향인지 아니면 식이섬유와 다른 항암물질, 그리고 나쁜 음식을 적게 먹은 것이 함께 작용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위암 위험도도 같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미 암이 생긴 환자에서는 어떨까? 비타민 C가 정상인에서도 중요하지만, 암 환자에서는 더 중요한 비타민이 된다. 수술 후 환자에서 비타민 C 소비량이 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은 비타민이 필요할 뿐 아니라 면역 시스템이 암세포와 싸울 때도 비타민 C 소비량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은 전임상 연구에서는 더 흥미로운 기전들이 발견됐다. 예를 들어 고농도의 비타민 C를 주사로 투여하면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데, 높은 산화 스트레스를 지닌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암세포 사멸을 촉진할 수 있다. 또 후생유전학적 방법으로 암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들이 있다.  

소규모 1,2상 임상 시험 가운데는 고농도 비타민 C가 암 환자에서 생존 기간을 연장하거나 삶의 질을 개선했다는 보고들도 있다. 2024년 발표된 아이오와 대학 연구팀은 34명의 말기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16명에는 위약, 18명에게는 일주일에 3회 75g의 고용량 비타민 C를 투여했다. 물론 비타민 C만 투여한 것은 아니고 항암제도 같이 투여한 상태지만, 결과는 비타민 C 고용량 병행 요법군에서 생존 기간이 두 배 (16개월 대 8.3개월) 정도 길었다.  

미드저니 생성 이미지

다만 이렇게 소규모 연구로는 임상에서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대규모 3상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이전에 진행된 3상 임상 연구는 모두 효과를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되고 환자들의 투병 기간이 길어지면 비타민 C의 긍정적 효과가 커질 수도 있는 만큼 유의미한 차이가 나오는 연구 결과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 안전하고 저렴하다는 비타민 C의 큰 장점 때문에 앞으로도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암 예방을 위해 비타민 C와 다른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비타민 C나 혹은 종합 비타민제는 암 예방에 입증된 효과가 없다. 암 환자에서 고용량 비타민 C의 효과가 연구되고 있으나 아직은 치료 효과가 있다고 말하긴 어려운 상태로 앞으로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참고 문헌

  1. Chen Z, Huang Y, Cao D, Qiu S, Chen B, Li J, Bao Y, Wei Q, Han P, Liu L. Vitamin C Intake and Cancers: An Umbrella Review. Front Nutr. 2022 Jan 20;8:812394. doi: 10.3389/fnut.2021.812394.
  2. Lee B, Oh SW, Myung SK. Efficacy of Vitamin C Supplements in Prevention of Cancer: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Korean J Fam Med. 2015;36(6):278-285. doi:10.4082/kjfm.2015.36.6.278
  3. Lin J, Cook NR, Albert C, Zaharris E, Gaziano JM, Van Denburgh M, Buring JE, Manson JE. Vitamins C and E and beta carotene supplementation and cancer risk: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Natl Cancer Inst. 2009 Jan 7;101(1):14-23. doi: 10.1093/jnci/djn438.
  4. Park SK, Chung Y, Oh CM, Ryoo JH, Jung JY. The influence of the dietary intake of vitamin C and vitamin E on the risk of gastric intestinal metaplasia in a cohort of Koreans. Epidemiol Health. 2022;44:e2022062. doi:10.4178/epih.e2022062
  5. Sassano M, Seyyedsalehi MS, Collatuzzo G, Pelucchi C, Bonzi R, Ferraroni M, Palli D, Yu GP, Zhang ZF, López-Carrillo L, Lunet N, Morais S, Zaridze D, Maximovich D, Martín V, Castano-Vinyals G, Vioque J, González-Palacios S, Ward MH, Malekzadeh R, Pakseresht M, Hernández-Ramirez RU, López-Cervantes M, Negri E, Turati F, Rabkin CS, Tsugane S, Hidaka A, Lagiou A, Lagiou P, Camargo MC, Curado MP, Boccia S, La Vecchia C, Boffetta P. Dietary intake of vitamin C and gastric cancer: a pooled analysis within the Stomach cancer Pooling (StoP) Project. Gastric Cancer. 2024 May;27(3):461-472. doi: 10.1007/s10120-024-01476-8.
  6. Ngo B, Van Riper JM, Cantley LC, Yun J. Targeting cancer vulnerabilities with high-dose vitamin C. Nat Rev Cancer. 2019;19(5):271-282. doi:10.1038/s41568-019-0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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