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는 인간이 스스로 합성할 수 없어 반드시 외부에서 섭취해야 하는 필수 비타민이다. 그런 만큼 인체에는 비타민 C를 효율적으로 흡수하고 저장하되 너무 많아져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절하는 정교한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일반적인 비타민 C는 환원형인 아스코르브산 (Ascorbic Acid, ASC)이다. 아스코르브산은 장에 들어오면 운반 물질인 SVCT1 (Sodium-dependent Vitamin C Transporter 1)와 결합한다. 소장의 상피세포막에 위치한 SVCT1와 결합한 비타민 C는 나트륨 의존적 능동 수송을 통해 나트륨 이온과 함께 세포 안으로 들어온다. 에너지를 사용하는 능동 수송 과정이라 실제 농도에 역행해서 흡수가 가능해 효율적으로 비타민 C를 빨아들일 수 있다.
이 과정이 가장 일반적인 비타민 C의 흡수과정이지만, 산화형인 데히드로아스코르브산 (Dehydroascorbic Acid, DHA)이라고 해서 흡수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DHA는 포도당 흡수 수송체인 GLUT를 통해 흡수된다. 기본적으로 DHA는 포도당과 유사한 분자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타민 C의 주요 흡수 기전은 SVCT1에 의한 것이라서 우리가 흡수할 수 있는 비타민 C의 양은 SVCT1에 의해 조절된다. 예를 들어 섭취량이 증가함에 따라, 하루 약 200mg 전후부터 SVCT1이 점차 포화되면서 흡수율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이는 비타민 C 과다 섭취에 의한 독성을 예방하는 1차 조절 방식이 된다. 비타민 C가 식품에 많이 첨가될 뿐 아니라 일부는 권장량 이상 들어가는데도 과량 섭취로 인한 독성이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체내에 들어온 비타민 C는 인체 조직에 저장된다. 이때 여러 조직과 장기에 나눠 축적되는데, 그 농도는 혈장 농도 50~80µM보다 훨씬 높은 0.5-10mM에 달한다. 혈장 (피) 속의 비타민 C를 세포 안으로 끌어오는 일도 운반 물질인 SVCT2에 의해 능동적으로 일어난다. 이렇게 조직이 많이 저장한 덕분에 한동안 섭취를 못해도 바로 결핍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 뇌가 비타민 C를 마지막 순간까지 보존하려 한다는 것이다. 극심한 비타민 C 결핍으로 여기저기서 출혈이 일어나고 감염이 진행해도 신경학적 손상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뇌의 강력한 비타민 C 축적 기능 덕분이다. 뇌실막 세포에 밀집된 SVCT2가 혈액 속의 아주 적은 비타민 C라도 낚아채서 뇌척수액으로 농축시킨 후, 이를 다시 SVCT2를 통해 신경세포로 전달하는 다단계 농축 시스템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뇌는 다른 조직보다 비타민 C 결핍에 더 잘 버틸 수 있다.
많이 쓰지 않아 남아돌거나 필요한 것 이상으로 과량 섭취된 비타민 C는 혈장에서 다시 콩팥에서 소변으로 배출된다. 일단 사구체에서 배출된 비타민 C는 만약 체내 비타민 C가 부족할 경우 장 상피에서와 마찬가지로 근위세뇨관에서 SVCT1에 의해 나트륨과 함께 재흡수된다. 하지만 비타민 C의 혈장 내 농도가 60~100µM에 달할 경우 역시 포화 상태에 빠져 더 이상 재흡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 몸이 에너지를 써서 능동적으로 비타민 C를 흡수하는 것 못지않게 비타민 C가 조금이라도 넘치지 않게 정교하게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타민 C가 지나칠 경우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비타민 C를 고용량·농축 형태로 장기간 섭취할 경우, 위장관 부작용, 신장결석(옥살산), 철 과잉 촉진, 검사 간섭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은 1–2 g/day 이상 지속 섭취 시 문제가 생기는데, 음식으로 이렇게 섭취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참고로 비타민 보충제를 포함해 일반 성인의 상한섭취량은 2 g/day이다.
마지막으로 비타민 C에 대한 한 가지 오해를 풀면 멀티비타민 섭취 시 소변이 노랗게 변하는 것은 비타민 C 때문이 아니다. 광고에서 노란색이나 주황색인 감귤류 관련 식품이나 제품에 자주 사용되어 오해하는 부분이지만, 결정 상태의 비타민 C는 사실 흰색이나 무색에 가깝다. 따라서 소변으로 쉽게 배출되긴 하지만, 소변색을 바꾸진 않는다. 소변색을 바꾸는 범인은 비타민 B2 (리보플라빈)이다.
📚 참고 문헌
- Lykkesfeldt J, Tveden-Nyborg P. The Pharmacokinetics of Vitamin C. Nutrients. 2019 Oct 9;11(10):2412. doi: 10.3390/nu11102412.
- Harrison FE, May JM. Vitamin C function in the brain: vital role of the ascorbate transporter SVCT2. Free Radic Biol Med. 2009 Mar 15;46(6):719-30. doi: 10.1016/j.freeradbiomed.2008.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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