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장에서 들리는 날카로운 ‘삑삑’ 소리는 단순한 마찰 때문이 아니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소리는 신발 밑창이 바닥에서 미끄러지며 아주 빠른 속도로 반복되는 미세한 움직임 때문에 발생한다. 물리학자들은 고속 촬영을 통해 이 과정을 분석했고, 우리가 익숙하게 듣던 소리의 정체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신발 밑창이 ‘붙었다 미끄러지는’ 농구장 소리
연구진은 신발이 농구장 바닥 위를 미끄러질 때 ‘스틱-슬립‘이라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밑창의 일부는 바닥에 붙어 있고, 다른 부분은 앞으로 미끄러지는 상태가 반복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밑창의 아주 작은 부분이 주름처럼 살짝 구겨졌다가 떨어지면서, 짧은 ‘펄스’ 형태의 움직임이 생긴다. 이 움직임이 매우 빠르게 반복되면서 우리가 듣는 삑 소리가 만들어진다.
특히 이 반복 속도는 초당 약 4,800번에 달할 정도로 매우 빠르다. 눈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이 규칙적인 반복이 결국 일정한 음을 만들어낸다.
소리의 높이까지 결정하는 ‘밑창 구조’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농구장 대신 유리 위에서 신발을 미끄러뜨리며 밑창의 움직임을 촬영했다. 밑창이 유리에 닿는 부분과 떨어지는 부분을 통해, 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밑창에 있는 ‘홈(돌기)’ 구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평평한 고무를 사용하면 움직임이 불규칙해져 잡음처럼 들리지만, 홈이 있는 경우에는 움직임이 일정하게 정리되면서 또렷한 삑 소리가 난다.
또 소리의 높낮이는 밑창의 두께와 탄성에 따라 달라진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초음파 영역으로 소리를 바꿔 ‘조용한 운동화’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사람은 소리를 듣지 못해도, 개와 같은 동물은 여전히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오히려 더 시끄럽게 느낄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활용해 고무 블록으로 특정 음을 만들어 ‘스타워즈’의 유명 음악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는 소리가 단순한 마찰이 아니라, 정교한 물리적 반복 현상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결국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듣던 운동화 소리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정밀한 물리 법칙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NewsExplores, “Physics explains why sneakers squeak on the basketball co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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