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장 “삑삑” 소리의 정체… 마찰음 아닌 초당 4,800번 ‘스틱-슬립’ 현상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농구장에서 들리는 날카로운 ‘삑삑’ 소리는 단순한 마찰 때문이 아니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소리는 신발 밑창이 바닥에서 미끄러지며 아주 빠른 속도로 반복되는 미세한 움직임 때문에 발생한다. 물리학자들은 고속 촬영을 통해 이 과정을 분석했고, 우리가 익숙하게 듣던 소리의 정체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1990년대 경기 중인 마이클 조던.
[사진=Focus on Sport (게티 이미지)]

신발 밑창이 ‘붙었다 미끄러지는’ 농구장 소리

연구진은 신발이 농구장 바닥 위를 미끄러질 때 ‘스틱-슬립‘이라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밑창의 일부는 바닥에 붙어 있고, 다른 부분은 앞으로 미끄러지는 상태가 반복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밑창의 아주 작은 부분이 주름처럼 살짝 구겨졌다가 떨어지면서, 짧은 ‘펄스’ 형태의 움직임이 생긴다. 이 움직임이 매우 빠르게 반복되면서 우리가 듣는 삑 소리가 만들어진다.

특히 이 반복 속도는 초당 약 4,800번에 달할 정도로 매우 빠르다. 눈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이 규칙적인 반복이 결국 일정한 음을 만들어낸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소리의 높이까지 결정하는 ‘밑창 구조’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농구장 대신 유리 위에서 신발을 미끄러뜨리며 밑창의 움직임을 촬영했다. 밑창이 유리에 닿는 부분과 떨어지는 부분을 통해, 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밑창에 있는 ‘홈(돌기)’ 구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평평한 고무를 사용하면 움직임이 불규칙해져 잡음처럼 들리지만, 홈이 있는 경우에는 움직임이 일정하게 정리되면서 또렷한 삑 소리가 난다.

또 소리의 높낮이는 밑창의 두께와 탄성에 따라 달라진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초음파 영역으로 소리를 바꿔 ‘조용한 운동화’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사람은 소리를 듣지 못해도, 개와 같은 동물은 여전히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오히려 더 시끄럽게 느낄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활용해 고무 블록으로 특정 음을 만들어 ‘스타워즈’의 유명 음악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는 소리가 단순한 마찰이 아니라, 정교한 물리적 반복 현상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결국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듣던 운동화 소리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정밀한 물리 법칙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NewsExplores, “Physics explains why sneakers squeak on the basketball court”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