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의 코 화석 발견, 빙하기 혹한 기후에 맞춰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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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고생물학에서 오랫동안 다뤄 온 논쟁이 있다. 네안데르탈인의 두드러진 코 구조가 빙하기의 혹한 기후에 적응하며 진화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 논쟁은 최근 새로운 증거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남부 라말룽가 동굴의 알타무라 네안데르탈인 두개골에서 비강 내부 구조가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어 실제 형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안면부 돌출된 얼굴

네안데르탈인은 중안면부가 앞으로 돌출된 얼굴 구조를 갖는다. 많은 연구자는 이 돌출이 빙하기 유럽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호흡할 때 비강 내부에서 공기를 빠르게 따뜻하고 습하게 조절하기 위한 적응일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 설명이 타당하려면 비강 깊숙한 곳, 특히 상부 후비강 영역에 공기 흐름을 변화시키는 복잡한 형태의 뼈 구조나 미로형 통로가 존재해야 한다. 해당 구조는 매우 얇고 촘촘한 판 형태의 뼈로 이루어져 생존 시기에는 점막과 함께 유지되지만, 사후에는 빠르게 파손되거나 소실된다.

라말룽가 동굴의 석회층에 덮여 있는 알타무라 네안데르탈인 두개골. 석회질이 오랜 시간 뼈 표면에 축적되면서 자연적 보호막 역할을 해 비강 내부 구조까지 보존됐다. [사진=K.A.R.S.T. PRIN Project]

대부분의 네안데르탈인 두개골에서 비강 외형만 남고 내부 구조는 확인되지 않는 이유다. 알타무라 표본은 예외적이다. 약 13만~17만 년 전의 네안데르탈인으로 추정되는 이 두개골은 동굴 환경에서 장기간 석회질이 축적되며 자연적 보호층을 형성했고, 그 결과 비강 내부의 미세한 구조까지 원형에 가까운 상태로 남았다. 이 보존 수준은 실제 비강 내부 공간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비강 분석 결과, 냉기 조절을 위한 복잡한 구조나 특이한 뼈 배열은 존재하지 않았다. 공기 흐름을 바꾸는 격자형 구조도 확인되지 않았고, 전체적인 형태는 현대 인류의 비강과 매우 유사했다. 기능적 차이 또한 분명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의 안면 돌출이 공기 조절 기능 때문이 아니라 계통적 유래와 성장 과정의 골 발달, 큰 체격을 유지하기 위한 해부학적 요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네안데르탈인 알타무라 화석의 비강 구조를 3차원 디지털 모델로 재구성한 영상. 내부 뼈 형태(황색 부분)는 현대 인류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추위 적응을 위한 특수한 구조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Costantino Buzi]

비강의 기본 구조만으로도 호기 과정에서 열과 수분 손실을 상당 부분 줄이는 기능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 큰 체격과 높은 대사 요구량을 가진 점을 고려할 때, 호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수분의 회수 효율이 생리적으로 중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수 구조가 없었다는 사실은 냉기 적응 가설을 약화시키지만, 비강 전체의 형태와 크기, 그리고 공기 통과 면적 자체가 충분한 기능적 성능을 제공했을 수 있다는 해석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번 분석은 안면 돌출과 비강 내부 구조의 직접적 연관성을 지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PNAS에 실렸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조 논문: Costantino Buzi et al, The first preserved nasal cavity in the human fossil record: The Neanderthal from Altamur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DOI: 10.1073/pnas.2426309122www.pnas.org/doi/10.1073/pnas.2426309122

자료: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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