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에 ‘냄새’를 더해 실제처럼 느끼게 만드는 기술이 등장했다. 최대 8가지 향을 실시간으로 섞어 전달하는 웨어러블 장치가 개발되면서, 이제 VR은 단순히 보고 듣는 경험을 넘어 ‘맡는 경험’까지 확장되고 있다.
VR에 ‘냄새’를 더하다… 완전히 다른 몰입감
냄새는 인간에게 기억과 감정에 깊이 연결된 중요한 감각이다. 어떤 향을 맡으면 특정 장소나 기억이 떠오르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문제는 이 ‘냄새’를 VR에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존의 향기 장치는 크고 무거워 착용하기 어렵고, 다양한 냄새를 동시에 표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과학자들은 VR 기기와 함께 착용할 수 있는 작은 ‘향기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가상 환경에 맞춰 향을 자동으로 만들어내고, 사용자가 이동하거나 장면이 바뀌면 냄새도 함께 바뀌도록 설계됐다.
최대 8가지 냄새를 섞는 기술… 여행·치료까지 활용 가능
이 장치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냄새를 동시에 섞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대 8가지 향 성분을 조합해, 비율을 바꾸는 방식으로 다양한 냄새를 만들어 낸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아주 작은 액체 향을 정밀하게 분사하는 장치와, 이를 미세한 안개처럼 퍼뜨리는 초음파 기술을 결합했다. 또 전기 힘으로 액체 흐름을 조절하는 펌프를 사용해, 필요한 만큼의 향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실험 결과, 이 장치는 사람이 실제로 느끼기에 적절한 농도의 냄새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었고, 사용자들은 “VR 속에 실제로 들어간 느낌이 훨씬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단순한 게임이나 콘텐츠를 넘어, 가상 여행, 훈련 시뮬레이션, 심지어 기억을 자극하는 치료 분야까지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노인의 기억 회복이나 재활 치료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 기술은 VR을 ‘보는 세계’에서 ‘직접 체험하는 세계’로 바꾸는 중요한 한 걸음이다. 앞으로는 화면 속 풍경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냄새까지 함께 느끼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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