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4천만 년 전, 공룡이 아직 지구를 장악하기 전의 풍경은 지금과 전혀 달랐다. 건조한 평원이 끝없이 이어지고 작은 하천이 드문드문 흐르던 그 시기, 날렵한 목과 긴 턱을 지닌 육식 파충류가 사냥감을 향해 재빨리 몸을 낮춘다. 한순간의 돌진으로 뒤로 굽은 이빨이 먹잇감을 깊게 물어 움직임을 멈추게 한다. 브라질에서 최근 확인된 신종 파충류 테인라쿠아수쿠스 벨라토르(Tainrakuasuchus bellator)는 바로 그 시대의 포식자였다.
악어의 조상 계열, 공룡과 다른 진화 경로
해당 종은 브라질 연방산타마리아대학 고생물학 연구팀이 발굴·분석을 통해 규명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Systematic Palaeontology에 2025년 게재됐다. 연구진은 브라질 남부 도나 프란시스카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보존된 화석을 수습했으며, 아래턱·일부 척추·골반 구조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화석 주변의 암석을 제거하고 형태적 특징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 파충류는 외형은 소형 육식 공룡을 연상시키지만 계통적으로는 현대 악어의 조상 줄기로 이어지는 악어형류(Pseudosuchia)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몸길이 약 2.4m, 무게 60kg가량으로 추정되는 이 동물은 빠른 움직임과 긴 목을 이용해 짧은 거리에서 정확한 공격을 수행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뒤로 굽은 이빨이 촘촘히 배열된 가늘고 긴 턱은 먹이를 문 뒤 놓치지 않도록 고정하는 기능을 했으며, 등에는 골성판(osteoderms)이 줄지어 있어 방어 능력을 강화했다.
판게아가 남긴 고대 생태계의 연결
화석에 남은 구조는 제한적이었지만, 연구진은 골반과 척추의 비율, 관절 표면 형태, 근육 부착 흔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 파충류가 네 발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형태적 특징은 남아프리카와 탄자니아에서 발견된 초기 악어형 파충류들과 공통점을 보이며, 특히 Mandasuchus tanyauchen과는 골반 구조와 척추 후방의 강한 근육 지지 형태가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 친연 관계는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가 하나의 대륙이었던 판게아(Pangaea) 시기, 서로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포식자들이 동일한 계통군에서 분지했음을 의미한다. 당시 두 지역은 넓은 건조 지대와 하천 환경이 이어져 있었고, 초기 악어형 포식자들은 이 환경을 따라 넓은 범위로 확산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테인라쿠아수쿠스 벨라토르가 이러한 초대륙 환경 속에서 광범위한 분포를 보인 포식자 집단의 일부였을 것으로 판단했다.
로드리고 템프 뮐러 박사는 “브라질과 아프리카에서 유사한 해부학적 특징을 가진 종이 확인되었다는 점은, 당시 동물군이 지역적으로 분리된 집단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 신종은 공룡 등장 직전의 지구가 얼마나 복합적인 포식자 구조를 갖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조 논문: Osteology, taxonomy and phylogenetic affinities of a new pseudosuchian archosaur from the Middle Triassic of southern Brazil, Journal of Systematic Palaeontology (2025). DOI: 10.1080/14772019.2025.2573750
자료: Journal of Systematic Palaeontology / Taylor & Franc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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