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인근 주민, OOO병 위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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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 골프장 근처, 파킨슨병 위험 2배… 미 대규모 역학조사 발표

잔디 위를 걷는 평화로운 아침, 탁 트인 자연 속에 자리한 골프장 인근 주택가. 하지만 이처럼 쾌적해 보이는 환경이 오히려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UC 샌프란시스코 공중보건대학원이 진행한 대규모 역학조사에 따르면, 골프장 반경 1.6km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파킨슨병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지역 주민보다 평균 126% 높았다.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10년까지 캘리포니아 전역의 약 17만 명 진료 기록을 분석해 이 같은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며 발생하는 만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주로 떨림, 경직, 운동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잔디밭은 정기적인 예초와 유지 관리를 통해 유지된다. 간략하게 골프장 잔디 관리에 사용되는 제초제 파라콰트와 살균제 마네브 등은 신경세포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일부 골프장에서는 파킨슨병과 연관된 유기인산계·유기염소계 농약이 잔디 유지에 사용되기도 한다.

파킨슨병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 ‘농약 잔류 노출’

이번 연구는 단순한 지역 비교에 그치지 않고, 파킨슨병 발병의 주요 환경 요인으로 농약과 살충제 노출을 지목했다. 골프장에서는 잔디 관리 목적의 제초제, 살충제, 살균제 등이 정기적으로 사용되며, 이들 물질은 공기 중 비산, 토양 침투, 지하수 오염 등을 통해 인근 주거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유기인산계 화합물, 파라콰트(Paraquat), 마네브(Maneb) 등 일부 농약은 도파민 신경세포에 독성을 유발하는 물질로, 과거에도 농촌 지역 농약 노출자에게서 파킨슨병 위험 증가가 관찰된 바 있다. 이번 골프장 사례는 농약 노출 문제가 도시 외곽의 녹지 환경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2009년 《Archives of Neurology》에 실린 한 메타분석은 파라콰트와 퍼메트린(Permethrin) 같은 농약에 정기적으로 노출된 경우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최대 3배까지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광활한 골프장의 잔디는 농약과 제초제의 정기적 사용으로 관리된다. 최근 연구는 이 같은 생활환경 속 화학물질 노출이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과관계 추가 조사 필요…환경성 신경질환 대응 체계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며, 유전적 요인, 직업적 노출, 생활습관 등 다른 변수도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도시형 녹지에서도 유해 화학물질에 장기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파킨슨병의 환경 요인 논의에 새로운 지점을 제공한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이러한 환경 노출 문제를 공중보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이원진 박사는 국내외 문헌을 종합해, 농약 노출이 파킨슨병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천식, 내분비 이상, 생식기 장애 등 다양한 만성질환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밝혔다(출처: 이원진, “농약과 건강: 직업 및 환경 노출에 의한 만성 건강 영향”, WonjinLee.com, 2011). 그는 특히 유기염소계 농약과 파라콰트 등의 성분이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 호흡기 및 대사계 질환 위험 증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며, 농약 사용 실태에 대한 장기적 감시와 생활권 주민 대상 건강조사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 세계 파킨슨병 환자는 1,100만 명 이상이며, 국내 환자도 2022년 기준 12만 명을 넘어서며 지속 증가 중이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자료: People Living Near Golf Courses Face Double the Risk of Parkin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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