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A, CREAM 우주 쓰레기 회피 자동화
- 2027년 첫 궤도 실증
유럽우주국(ESA)이 급증하는 우주 쓰레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충돌 위험 예측과 회피 기동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 ‘CREAM(Collision Risk Estimation and Automated Mitigation)’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전문가들이 수작업으로 궤도를 계산하고 기동을 조율해야 했지만, ESA는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화를 통해 위성 운용의 복잡성을 줄이고, 늘어나는 우주 교통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구상이다.
현재 지구 궤도에는 약 1만 1천 기의 가동 중 위성과 3,300여 기의 비활성 위성이 떠 있으며, 직경 1cm 이상의 파편만도 120만 개에 이른다. 작은 파편이라도 시속 수만 km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충돌 시 위성을 파괴할 수 있고, 국제우주정거장(ISS) 역시 지금까지 수십 차례 회피 기동을 해야 했다.
2009년에는 운용 중이던 미국 통신위성과 비활성 러시아 위성이 충돌해 수천 개의 파편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앞으로 수만 기의 위성이 추가 발사될 예정이어서, 충돌 위험은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 ESA는 지금까지 전문가들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충돌 예측과 회피 절차를 자동화해, 복잡성을 줄이고 대응 속도를 높이려는 구상이다.
CREAM 시스템, 계산된 최적의 회피 전략 도출
현재 충돌 위험 관리 방식은 두 물체가 1km 이내로 접근하거나 충돌 확률이 1만분의 1을 넘으면 회피 기동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궤도를 정밀 계산하고 각 물체의 활동·기동 가능 상태를 점검한 뒤, 회피 전략을 수립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이어 위성 탑재체를 종료하고 추진기를 점화해 궤도를 변경한 뒤 다시 원궤도로 복귀해야 한다. 이 모든 단계에는 이해관계자 간 협의까지 포함되며, ESA만 해도 연간 3~4회 이런 절차를 반복하고 있다. 충돌 위험이 늘어남에 따라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CREAM은 이 복잡한 절차를 알고리즘으로 자동화한다. 잠재적 접근을 선별하고 충돌 확률과 사건의 주요 매개변수를 계산해 최적의 회피 전략을 도출하며, 관련 운영자·규제기관·서비스 제공자와 자동으로 협상을 개시해 최소한의 인적 개입만으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이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계산과 조율을 소프트웨어가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사진=ESA/UN Office for Outer Space Affairs]
현재 CREAM은 지상 시험 단계를 마치고 궤도 실증을 준비 중이다. 첫 시험은 2027년 예정된 CREAM-IOD(In-Orbit Demonstration) 미션으로, 저비용 소형 위성에 디지털 페이로드 형태로 탑재돼 자체적으로 궤도를 계산하고 충돌 위험을 평가하며 회피 기동을 산출할 수 있는지를 검증할 계획이다. ESA는 이를 통해 자동화 기술이 실제 운용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려 한다.
ESA는 CREAM을 단순한 충돌 회피 도구를 넘어, 향후 우주 교통 관리(STM)의 핵심 기술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자동화 체계가 운영자 간 협력과 규제 정합성을 강화해, 장기적으로는 국제적 우주 질서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다.
김지윤 기자/hello@sciencewave.kr
자료: ESA – CREAM: avoiding collisions in space through automation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