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두개 집중 초음파, 의식의 문제 풀 수 있는 열쇠 될까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경두개 집중 초음파(Transcranial Focused Ultrasound)라는 신기술로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오랜 난제로 남아 있던 의식의 문제(problem of consciousness)가 과연 풀릴 수 있을지 과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의식은 과학계에서 가장 미스터리하면서도 오래된 난제로 꼽혀왔다. 연구자들은 여전히 물질적 뇌가 어떻게 생각, 감정, 주관적 경험을 생성하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중 경두개 집중 초음파라는 다소 낯선 신기술이 이 오래된 수수께끼를 보다 직접적으로 탐구할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경두개 집중 초음파 기술은 수년 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아직 신경과학 연구의 표준 도구로 각광받지는 못했다. 그런데 최근 MIT의 두 연구원이 이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실험들을 의식 연구에 적용하기 위한 ‘로드맵’ 역할을 할 수 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경두개 집중 초음파는 건강한 피험자의 뇌 부위를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자극할 수 있습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다니엘 프리먼의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경두개 집중 초음파가 의식의 어려운 문제, 즉 통증 감각, 시각 감각, 심지어 인간 사고처럼 복잡한 현상을 일으키는 신경 회로가 뇌의 어느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지 조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뇌 자극 방법과 달리 경두개 집중 초음파는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경두개 자기 자극이나 전기 자극 같은 기술보다 더 정밀하게 뇌의 깊은 부위에 도달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공동 저자인 마티아스 미셸은 경두개 집중 초음파 기술만큼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뇌 활동 조작 기술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한다.

‘의식적 지각의 신경 기저를 식별하기 위한 경두개 초점 초음파’라는 제목으로 ‘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프리먼과 미셸 외에도 플로리다 대학 심리학과의 브라이언 오데가드 조교수, 하버드 의과대학 방사선학과의 유승식 부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경두개 집중 초음파 기술은 의식적 경험에 단순히 반응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뇌 회로가 의식적 경험을 유발하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미드저니 생성 이미지]

비침습적 뇌 자극으로 여는 의식 연구의 새로운 지평

인간의 뇌를 이해하는 것은 특히 어렵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뇌에 침습적 실험을 실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경외과 수술을 제외하면 과학자들이 뇌 깊은 구조를 탐구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MRI나 다양한 초음파 같은 영상 기기는 해부학적 구조를 보여줄 수 있고, 뇌파 검사(EEG)는 뇌 전체의 전기 신호를 기록하지만, 이들은 주로 뇌를 관찰할 뿐 뇌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이와는 달리 경두개 집중 초음파는 두개골을 통과한 음파를 정밀한 목표 지점(때로는 수 밀리미터 너비)에 집중시킨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특정 뇌 영역을 자극하고 그 효과를 관찰할 수 있어, 정밀하게 통제된 실험을 위한 유망한 도구로 주목 받고 있다.

연구진은 뇌 깊숙한 곳에 흥미로운 감정 회로가 많이 존재하지만 지금까지는 수술실 밖에서 이를 조작할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경두개 집중 초음파를 활용해 두피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진 뇌 심부 활동을 조절하고, 높은 공간 해상도로 피질하 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뇌 의식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의식 연구는 단순히 뇌 활동을 관찰하는 상관 관계 연구에 의존해 왔으나, 경두개 집중 초음파는 뇌 활동을 능동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어떤 신경 과정이 의식에 필수적인지를 판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의식 이론 검증과 통증·지각 메커니즘의 규명

연구진은 경두개 집중 초음파 기술이 두 가지 광범위한 의식 이론을 검증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의식적 경험이 고차원적 정보 통합에 의존한다는 ‘인지주의적 접근’과, 특정 뇌 활동 패턴 자체가 경험을 생성한다는 ‘비인지주의적 접근’ 중 어느 것이 타당한지 확인하는 데 이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시각적 지각뿐만 아니라 통증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예컨대 사람들은 통증을 채 느끼기도 전에 뜨거운 주전자에서 손을 떼는 경우가 많다. 이는 통증 감각이 실제로 어디서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프리먼에 따르면, 통증은 피질 영역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더 깊은 뇌 구조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경두개 집중 초음파 기술이 통증이 피질 하부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고, 나아가 인간 의식의 작동 방식을 더 깊이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Daily, “MIT’s new brain tool could finally explain consciousness”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