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커피 이렇게 마셨다간···암 발생 위험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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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 WHO, 65도 이상 뜨거운 음료 발암 요인 규정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 뜨거운 차나 커피로 몸을 녹이려는 사람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식도 건강에는 오히려 위험이 될 수 있다. 과도하게 뜨거운 음료 섭취가 식도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식도는 위처럼 강한 점액층이나 산을 중화하는 방어 체계를 갖추지 못한 구조다. 위 점막은 점액과 중탄산염으로 이루어진 보호막과 빠른 세포 재생 능력을 통해 강한 산과 소화효소에 반복적으로 노출돼도 손상을 견딜 수 있다. 반면 식도 점막은 상대적으로 얇고, 물리적 마찰이나 열, 화학 물질에 직접 노출되기 쉽다.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가 식도를 통과할 때, 점막 표면의 상피세포는 일시적인 화상에 가까운 열 손상을 입는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과 단백질 구조가 변형되고, 미세한 염증 반응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손상된 부위를 회복하기 위해 세포 분열이 활발해지는데, 이때 DNA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발암 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겨울철 커피나 음료를 마실 때는 한 김 식혀 마시는 편이 좋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DNA 손상 복구 기전과 면역 감시 시스템이 이런 오류를 상당 부분 제거한다. 그러나 열 자극이 장기간 반복되면 염증 환경이 만성화되고, 세포 복구와 제거를 담당하는 체계의 효율이 점차 떨어진다. 그 결과 돌연변이를 가진 세포가 제거되지 않고 남아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알코올이나 담배 연기 속 발암 물질이 더해지면 상황은 악화된다. 열로 약해진 식도 점막은 독성 물질의 침투를 더 쉽게 허용하고, 발암 물질이 DNA에 직접 결합해 손상을 남길 가능성도 커진다. 이런 복합적인 자극이 누적되면서 정상 점막이 점차 비정상 세포로 대체되고, 결국 식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아진다.

아래는 식도암의 주요 증상, 병기별 특징과 치료, 예후를 각각 표로 정리한 것이다.

☕️🌡️⚠️ 식도암 주요 증상

구분내용
삼킴 이상음식이 걸리는 느낌, 고형 음식부터 삼키기 어려워짐
통증·불편감흉부 통증, 명치 통증, 삼킬 때 통증
소화기 증상지속적인 속쓰림, 위산 역류, 잦은 트림
호흡·음성 변화마른기침, 쉰 목소리, 숨참
전신 증상체중 감소, 식욕 저하, 피로감

☕️🌡️⚠️ 식도암 병기와 치료

병기암의 범위주요 치료 방법
0기점막에 국한된 상피내암내시경 절제술
1기점막·점막하층 침범수술, 내시경 치료, 경우에 따라 방사선
2기근육층까지 침범, 국소 림프절 전이수술 + 항암·방사선 병합치료
3기주변 장기 또는 다수 림프절 전이항암·방사선 병합치료, 선택적 수술
4기원격 전이항암치료, 표적치료, 면역치료, 완화치료

☕️🌡️⚠️ 식도암 예후

구분내용
조기 발견5년 생존율 60~80% 수준
국소 진행암치료 병행 시 5년 생존율 20~40%
원격 전이5년 생존율 5% 이하
예후 영향 요인병기, 림프절 전이 여부, 전신 상태, 치료 반응
관리 포인트조기 진단, 치료 후 정기 추적 검사, 생활습관 개선

뜨거운 음료가 식도를 통과하며 점막에 반복적인 열 자극을 주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식도는 위와 달리 보호막이 약해 고온에 쉽게 손상되며, 이런 자극이 누적될 경우 세포 손상과 염증이 이어져 식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65도 이상, 발암 위험으로 분류

세계보건기구(WHO)는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발암 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근거가 된 연구에 따르면, 65도 이상의 차를 자주 마신 사람은 식도암 발생 위험이 약 8배 높았다. 60~64도의 뜨거운 차를 즐겨 마신 집단에서도 위험이 2배 증가했다.

커피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제학술지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연구에서는 따뜻한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의 식도암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7배 높았다. 뜨거운 커피와 매우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경우 위험도는 각각 5.5배, 4.1배까지 상승했다.

음주와 흡연을 병행하는 경우 위험은 더욱 커진다. 뜨거운 음료로 손상된 식도 점막이 알코올과 담배 연기 속 독성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암 병력이 없는 약 45만 명을 평균 9.2년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뜨거운 차와 하루 15g 이상의 술을 함께 마신 사람은 보통 온도의 차를 일주일에 한 번 이하로 마시고 음주량이 적은 사람보다 식도암 발생 위험이 5배 높았다. 뜨거운 차를 마시면서 흡연하는 사람 역시 비흡연자보다 위험이 약 2배 컸다.

마실 땐 식혀서, 증상 땐 바로 검사

식도 건강을 위해서는 뜨거운 음료를 바로 마시기보다 잠시 식힌 뒤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뚜껑을 열어 온도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자극을 줄일 수 있다.

삼킴 곤란, 지속적인 속쓰림과 위산 역류, 잦은 트림이나 소화불량, 이유 없는 기침, 쉰 목소리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소화 문제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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