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부터 엘리베이터까지, 일상은 어떻게 문명이 되었는가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발명품’을 사용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철로 이동하고, 칫솔로 이를 닦고,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하며, 술잔을 기울인다. 그러나 그 물건들이 언제, 어떤 이유로 탄생했고,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어 왔는지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일상의 역사』는 역사책의 중심에서 늘 비켜 서 있던 일상의 물건들을 전면에 세운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위대한 전쟁이나 영웅의 업적이 아니라, 도시를 수직으로 성장시킨 엘리베이터, 터널 속에서 도시의 구조를 바꾼 지하철, 가축의 소변에서 불소치약으로 진화한 칫솔과 치약 같은 생활의 도구들이다.
저자는 사소해 보이는 물건 하나하나가 인간의 불편함과 욕망, 시행착오와 선택을 통해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음을 차분하게 추적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온 일상이 사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문명의 결과임을 보여 준다. 이 책은 독자에게 새로운 지식을 나열하기보다, 익숙한 세계를 다시 보게 만드는 시선을 제안한다. 우리가 기대어 살아온 것들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의 삶을 구성하는 조건들이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난다.
사건과 인물이 아닌, 생활과 도구가 만들어 온 또 하나의 문명사
『거의 모든 일상의 역사』의 가장 큰 미덕은 ‘왜?’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는 데 있다. 왜 도시는 더 이상 옆이 아니라 위로 성장했는지, 왜 하루에 두세 번 이를 닦는 일이 상식이 되었는지, 왜 술은 늘 문제이면서도 역사에서 사라진 적이 없는지. 이 질문들은 모두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건과 행동에서 출발한다.
고대의 도르래와 승강 장치에서 시작해 마천루와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수직 이동의 역사, 나뭇가지와 동물 뼈에서 불소치약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구강 위생의 진화, 그리고 사회와 관계를 조율해 온 술의 역할까지.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서술은 유쾌하고 친절하다.
『거의 모든 일상의 역사』는 결국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우리가 너무 쉽게 사용하는 이 물건들이 없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가장 흥미롭고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시한다.
저자 박태호
대학에서는 공학을 전공하고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오랫동안 엔지니어로 일해 왔다. 체코와 독일에서의 해외 근무를 포함해 30여 년간 국내외 현장을 오가며 쌓은 경험은 그의 생각과 글의 근간을 이룬다.
학생 시절부터 역사·철학·문학 등 인문 분야의 책을 즐겨 읽었고, 직장인이 된 뒤에는 텃밭을 가꾸며 자연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삶을 지속해 왔다. 평일에는 회사원으로, 주말에는 도시 농부로 살아온 시간은 그의 사유를 한층 넓혀 주었다.
오랜 직장 생활과 폭넓은 독서를 통해 축적한 통찰, 그리고 자연 속에서의 성찰을 바탕으로 삶과 세계를 차분히 바라보는 글을 써 왔다. 그의 글에는 생명을 대하는 태도,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삶을 긍정하려는 마음이 담백하게 스며 있다.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