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동물의 멸종과 석기의 진화: 왜 인류는 무거운 돌 도끼를 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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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지구에서 거대 동물들이 사라지자, 인간의 도구도 함께 작아졌다. 연구진은 이 변화가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먹이 환경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라고 본다.

무거운 용도의 대표적인 도구들(A)과 가벼운 용도의 주요 도구들(B).
1. 형태를 다듬은 돌 공(우베이디야)
2. 찍개(레바딤)
3. 주먹도끼(레바딤)
4. 삼면체 도구(우베이디야)
5. 쪼개는 도구(게셰르 베노트 야코브)
6. 대형 긁개(잘줄리아)
7. 아무디안 석날(케셈 동굴)
8. 키나형 긁개(케셈 동굴)
9. 무스테리안 촉(출처 불명)
10. 르발루아 석편(타분 동굴)
11. 끝 긁개(출처 불명)
12. 후기 구석기 석날(출처 불명)
두 도구 그룹 사이에서 선택된 유물들의 무게 차이에 주목할 것.
유물 1, 4~5, 9~12는 텔아비브 대학교 고고학 연구소 소장 자료이다.
[사진=Quaternary Science Reviews (2026)]

거대 동물이 사라진 세계

100만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초기 인류는 거대한 돌도끼와 무거운 석구 같은 도구를 사용했다. 이러한 도구는 대형 동물을 해체하고 단단한 뼈를 부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약 20만 년 전을 기점으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무거운 도구는 거의 자취를 감췄고, 대신 얇고 가벼운 도구들이 빠르게 증가했다. 날카로운 돌날과 얇은 석편, 정교한 긁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연구진은 이 변화의 원인을 동물 환경의 변화에서 찾았다. 특히 몸무게 1톤이 넘는 초대형 초식동물의 급격한 감소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팀은 레반트 지역에 위치한 47개 고고학 유적을 조사하고, 각 시대의 돌도구와 함께 발견된 동물 뼈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거대 동물의 감소와 함께 무거운 도구가 사라지는 흐름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연구진은 거대 동물이 줄어들면서 이를 처리하기 위한 도구의 필요성 역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먹이 크기가 도구 크기를 바꿨다

거대 동물이 사라지면서 사냥 대상은 자연스럽게 소형 동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무거운 도끼보다 가볍고 날카로운 도구가 더 효율적인 선택이 됐다.

소형 동물은 빠르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절단이 가능한 도구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얇은 돌날과 석편, 소형 긁개 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연구진은 초기 인류의 무거운 도구가 대형 동물 처리에 사용된 반면, 가벼운 도구는 소형 동물 중심의 생존 전략으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변화라고 분석했다.

기존에는 인간의 인지 능력 향상으로 인해 사냥 대상이 바뀌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환경 변화가 도구 변화를 이끈 주요 요인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즉, 인간이 먼저 변한 것이 아니라, 거대 동물의 감소라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냥 방식과 도구가 함께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된다.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 동물이 더 오래 존재했으며, 이로 인해 무거운 도구 역시 더 오랜 기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인간 도구의 변화는 지능의 발전 때문이라기보다, 변화한 환경에 적응한 생존 전략의 결과로 해석된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hys.org, “No more giants, no more heavy handaxes: Why early humans downsized their stone too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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