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뭐해?”, 카카오맵 ‘친구위치’ 무제한 공유 논란···편의성과 감시 사이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 편의성 이면 사생활 침해 논란 지속
  • 카카오 “이용자 동의 없이 위치 확인 불가”

밤늦은 귀갓길, 택시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불빛 사이로 카카오톡 알림이 울린다.
“위치 공유 요청이 도착했습니다.”
잠시 손이 멈춘다. 버튼 하나로 지금의 동선과 목적지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고, 단순한 거절이 예상치 못한 감정의 파장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편의를 위해 도입됐던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아니라 관계 속 부담으로 작동하는 순간이다. 최근 카카오맵의 위치 공유 기능 개편이 불러온 논란 역시, 단순한 서비스 개선을 넘어 인간 관계와 사생활의 경계가 어디에 놓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카카오맵 위치 공유 서비스 ‘친구위치’  [사진=카카오]

톡친구의 친구위치 공유 사생활 침해 논란

카카오는 최근 기존의 ‘톡친구 위치 공유’를 ‘친구위치’로 개편하고, 위치 공유 시간을 무제한으로 전환했다. 업데이트 이전에는 15분, 30분, 1시간 단위로 선택하고 연장을 거듭해도 최대 6시간까지만 공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변경된 방식에서는 사용자가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는 한 위치 공개가 지속된다.

기능 접근도 훨씬 쉬워졌다. 카카오맵의 홈 화면과 카카오톡 채팅창의 ‘+’ 버튼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고, 초대 메시지를 수락하면 별도 인증 없이 즉시 양측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된다. 14세 미만 이용자는 보호자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며, 오픈채팅이나 100명 이상 단체 대화방처럼 익명성이 높은 채널에서는 공유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카카오는 가족 귀가 확인, 야외활동 중 위치 조율 등 일상적 편의 제공을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카카오맵 위치 공유 기능이 무제한 방식으로 개편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용자 편의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과 달리 관계 속 압박과 감시 우려가 제기되며 프라이버시 논쟁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기능 개편 이후 이용자 사이에서는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빠르게 제기됐다. 특히 한국적 조직 문화와 상하 관계, 연인·친구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정적 압박 등을 감안할 때, ‘동의 기반’이라는 조건이 실제 상황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상사가 요청하면 어떻게 거절하냐”, “연인이 요구하면 감시 수단이 되는 건 시간 문제”, “한 번 거절하면 관계가 깨어질 수도 있다”는 반응이 연이어 쏟아졌다. 선택권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 선택이 사실상 강제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간단한 기능이지만, 실제로는 사람 사이의 힘의 균형을 흔들 수 있는 민감한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는 우려다.

가족 보호, 응급·실종 대응에 긍정적 측면도

한편에서는 기능의 실질적 필요성과 긍정적 측면도 제기된다. 미성년 자녀를 보호해야 하는 부모,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 등산·러닝 모임 등 이동 경로 공유가 안전과 직결되는 상황에서는 응급 대응과 실종 예방 측면에서 기능의 효용이 명확하다. 같은 기술이라도 사용 맥락에 따라 철저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논란의 중심이 기술 그 자체가 아닌 ‘어떤 관계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카카오 친구 위치 공유 기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위치 공유는 개인 행적 데이터와 행동 분석 가능성까지 포함한다. [사진=카카오]

전문가들은 위치 정보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개인의 행적 데이터와 행동 분석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고위험 개인정보라고 지적한다. 수집 목적과 사용 범위, 공유 지속 시간, 거절과 철회 권리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통제장치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기술은 신뢰의 기반이 아니라 불안의 기제가 될 수 있다. 기술의 중립성은 유지될 수 있을지 몰라도, 사용은 중립적일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복잡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이 감시가 아닌 안전과 편의 확장을 위한 개선이라는 입장이다. 향후에도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을 이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제기되는 논쟁은 단순 기능 개선의 범위를 넘어선다. 기술이 인간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개인이 어디까지 보호받아야 하고 무엇을 감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편리함을 위한 서비스가 감시의 가능성을 내포할 때, 기술은 더 이상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 통제권, 투명한 데이터 처리, 거절할 자유, 그리고 그 자유를 인정하는 문화가 함께 마련되지 않는다면, 위치 공유는 편의 도구가 아니라 감시 구조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편리함과 프라이버시, 보호와 감시의 경계는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기능 업데이트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신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신호일지 모른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