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치원 납중독 충격···중독과 치료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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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 체내 축적 시 신경계·신장·혈액계 손상 유발
  • 소아기 노출 시 인지·행동 장애는 비가역적
  • 노후 배관·유해 물질 차단이 핵심 예방책

최근 중국 후베이성의 한 유치원에서 급식용 빵을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납중독 판정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빵에는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공업용 착색제가 사용됐으며,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됐다. 아이들은 섭취 당시 어떤 위험도 인지하지 못했고, 이후 두통, 피로, 인지력 저하 등 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였다. 혈액검사 결과 일부 아이들의 혈중 납 농도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경고 기준으로 삼는 3.5μg/dL을 초과했다.

납중독은 단순한 식품 위생 문제로 분류할 수 없다. 납은 무색·무미·무취의 금속으로, 일상 환경에서 존재를 인지하기 어렵고 노출 경로 역시 다양하다. 인체에 흡수된 납은 대부분 간, 신장, 골수, 뇌 조직에 축적되며, 특히 중추신경계와 조혈계, 신장 기능, 생식계에 구조적 손상을 유발한다. 일정 농도 이상 장기 노출되면 인지 저하, 신경전도 속도 감소, 혈액 내 조혈 기능 장애, 신장 세뇨관 손상, 정자 수 감소 등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이상반응이 발생한다. 성장기 아동의 경우, 성인보다 위장관 흡수율이 높고 혈뇌장벽 발달이 미완성된 상태이므로 훨씬 낮은 수준의 노출에도 신경 독성 위험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중국 한 유치원에서 납중독 의심으로 병원에 입원한 유치원생들(왼쪽)과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원생. [사진=웨이보]

중국 간쑤성 톈수이의 허스페이신 유치원에서 원장과 투자자, 급식 직원 등 8명이 “유독 유해 식품 제조·판매” 혐의로 형사 구속됐으며, 현지 공안국과 시장감독국이 사건 경위 및 환경·식품 공급 경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웨이보]


납 노출 경로와 반복된 검출 사례

납은 식품 외에도 다양한 생활용품을 통해 인체에 유입된다.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에서 반복적으로 납이 검출된 사례들이 보고되어 왔다. 주요 경로와 대표적 사례는 다음과 같다.

구분주요 경로설명관련 사례
식품공업용 착색제, 오염 농산물색소나 포장재를 통한 간접 노출2025 중국 유치원 사건
조리도구납 유약 도자기, 알루미늄 냄비고온·산성 음식 조리 시 납 용출 가능2010 미국 FDA 도자기 회수
장난감납 함유 페인트 사용색칠된 장난감에서 어린이 입을 통해 직접 노출2007 미국 토이즈어러스 리콜
학용품중국산 색연필, 크레용, 점토류입에 넣거나 피부 접촉 시 흡수 가능2019 한국 식약처 단속 결과
화장품립스틱, 아이라이너 등 색조 화장품피부를 통한 흡수 또는 구강 흡수 가능WHO 보고서, 일부 수입품
건축자재노후 페인트, 납 수도관분진 흡입 또는 수돗물 섭취로 체내 유입2014 미국 플린트 수돗물 사태

이러한 제품들은 국내에서도 인증 없이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가 많으며, 소비자가 납 함유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

노후된 수도 배관은 납이 서서히 물에 용출되는 주요 환경 노출원 중 하나다. 장기간 이 물을 음용하거나 조리에 사용할 경우, 미량의 납이 반복적으로 체내에 흡수돼 중추신경계, 신장, 혈액계에 축적될 수 있다. 특히 유아와 어린이는 흡수율이 높고 배출이 어려워 만성적인 건강 피해 위험이 크다.


신경세포와 조직에 치명적 영향

납은 인체 내에서 배출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주요 장기에 축적된다. 특히 신경세포와 신장 조직, 조혈계에 치명적이며, 어린이와 태아는 극도로 민감하다.

인체 기관영향 증상설명
중추신경계집중력 저하, 학습장애, 행동장애, 언어지연어린이에게 가장 치명적이며, 발달 지연은 회복 불가
혈액계빈혈, 적혈구 수 감소납이 헤모글로빈 합성을 방해함
신장단백뇨, 사구체 손상, 만성 신부전장기 노출 시 배설 기능 저하
생식계정자 수 감소, 월경불순, 불임성호르몬과 생식세포 기능 저하
태아 및 임산부저체중 출산, 기형아 발생, 태아 뇌발달 손상납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전달됨

세계보건기구(WHO)는 납에 대해 안전 기준치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미국 CDC는 어린이의 경우 혈중 납 농도가 3.5μg/dL을 넘을 경우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납중독의 치료는 우선 납 노출원의 차단과 체내 납 축적량의 감소를 목표로 하며, 중등도 이상의 중독이 확인되면 킬레이션 요법이 적용된다. 대표적인 킬레이트제는 EDTA(calcium disodium EDTA), DMSA(dimercaptosuccinic acid), BAL(dimercaprol) 등이 있으며, 이들은 혈중 및 연부조직에 존재하는 납 이온과 결합해 수용성 복합체를 형성한 뒤 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그러나 킬레이션 요법은 뇌, 신경계, 또는 뼈에 침착된 납에 대한 제거 효과가 제한적이며, 특히 소아에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나 행동 장애 등 중추신경계 손상은 치료 이후에도 비가역적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료는 노출 차단 및 조기 개입과 병행되어야 하며, 납 노출의 예방이 가장 중요한 관리 전략으로 간주된다.

중등도 이상의 납중독은 킬레이션 요법을 통해 일부 납 배출이 가능하지만, 이미 축적된 납과 그로 인한 조직 손상은 회복이 어렵다.


납중독을 막기 위한 구체적 예방 조치

납중독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실천 가능한 관리로 예방할 수 있다. 생활 속 노출 경로를 차단하고, 의심 증상을 조기에 인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방 항목실천 방법
식품 구입성분표 확인, 무표기 수입 식품 회피
주방기기 점검오래된 도자기·납 유약 식기 사용 중단, KC·FDA 인증 제품 사용
장난감·학용품 관리KC 인증 확인, 저가 중국산 제품 지양
주거 환경 점검오래된 페인트 제거, 납 수도관 교체, 정수 필터 설치
개인 위생 관리외출 후 손 씻기, 미술 놀이 후 비누 세척
건강검진납 노출 우려 시 혈중 납 농도 검사 실시

특히 학교, 어린이집, 미술학원 등 어린이와 임산부가 머무는 환경에서는 납 포함 물질 사용 여부에 대한 제도적 감시가 필요하다.

납은 감각적으로 식별할 수 없고, 증상은 서서히 나타난다. 한 번 체내에 축적되면 신경계를 포함한 여러 기관에 비가역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납 노출의 주요 위험 요인은 소비자의 정보 부족과 제품 관리의 부재다. 현재도 일부 조리도구, 학용품, 장난감 등에서 납이 검출되고 있으며, 일상적인 소비 활동을 통해 인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납 함유 가능성이 높은 물질에 대한 사전 경고 체계와, 취약계층에 대한 정기적인 노출 모니터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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