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내 축적 시 신경계·신장·혈액계 손상 유발
- 소아기 노출 시 인지·행동 장애는 비가역적
- 노후 배관·유해 물질 차단이 핵심 예방책
최근 중국 후베이성의 한 유치원에서 급식용 빵을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납중독 판정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빵에는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공업용 착색제가 사용됐으며,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됐다. 아이들은 섭취 당시 어떤 위험도 인지하지 못했고, 이후 두통, 피로, 인지력 저하 등 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였다. 혈액검사 결과 일부 아이들의 혈중 납 농도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경고 기준으로 삼는 3.5μg/dL을 초과했다.
납중독은 단순한 식품 위생 문제로 분류할 수 없다. 납은 무색·무미·무취의 금속으로, 일상 환경에서 존재를 인지하기 어렵고 노출 경로 역시 다양하다. 인체에 흡수된 납은 대부분 간, 신장, 골수, 뇌 조직에 축적되며, 특히 중추신경계와 조혈계, 신장 기능, 생식계에 구조적 손상을 유발한다. 일정 농도 이상 장기 노출되면 인지 저하, 신경전도 속도 감소, 혈액 내 조혈 기능 장애, 신장 세뇨관 손상, 정자 수 감소 등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이상반응이 발생한다. 성장기 아동의 경우, 성인보다 위장관 흡수율이 높고 혈뇌장벽 발달이 미완성된 상태이므로 훨씬 낮은 수준의 노출에도 신경 독성 위험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납 노출 경로와 반복된 검출 사례
납은 식품 외에도 다양한 생활용품을 통해 인체에 유입된다.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에서 반복적으로 납이 검출된 사례들이 보고되어 왔다. 주요 경로와 대표적 사례는 다음과 같다.
| 구분 | 주요 경로 | 설명 | 관련 사례 |
|---|---|---|---|
| 식품 | 공업용 착색제, 오염 농산물 | 색소나 포장재를 통한 간접 노출 | 2025 중국 유치원 사건 |
| 조리도구 | 납 유약 도자기, 알루미늄 냄비 | 고온·산성 음식 조리 시 납 용출 가능 | 2010 미국 FDA 도자기 회수 |
| 장난감 | 납 함유 페인트 사용 | 색칠된 장난감에서 어린이 입을 통해 직접 노출 | 2007 미국 토이즈어러스 리콜 |
| 학용품 | 중국산 색연필, 크레용, 점토류 | 입에 넣거나 피부 접촉 시 흡수 가능 | 2019 한국 식약처 단속 결과 |
| 화장품 | 립스틱, 아이라이너 등 색조 화장품 | 피부를 통한 흡수 또는 구강 흡수 가능 | WHO 보고서, 일부 수입품 |
| 건축자재 | 노후 페인트, 납 수도관 | 분진 흡입 또는 수돗물 섭취로 체내 유입 | 2014 미국 플린트 수돗물 사태 |
이러한 제품들은 국내에서도 인증 없이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가 많으며, 소비자가 납 함유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

신경세포와 조직에 치명적 영향
납은 인체 내에서 배출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주요 장기에 축적된다. 특히 신경세포와 신장 조직, 조혈계에 치명적이며, 어린이와 태아는 극도로 민감하다.
| 인체 기관 | 영향 증상 | 설명 |
|---|---|---|
| 중추신경계 | 집중력 저하, 학습장애, 행동장애, 언어지연 | 어린이에게 가장 치명적이며, 발달 지연은 회복 불가 |
| 혈액계 | 빈혈, 적혈구 수 감소 | 납이 헤모글로빈 합성을 방해함 |
| 신장 | 단백뇨, 사구체 손상, 만성 신부전 | 장기 노출 시 배설 기능 저하 |
| 생식계 | 정자 수 감소, 월경불순, 불임 | 성호르몬과 생식세포 기능 저하 |
| 태아 및 임산부 | 저체중 출산, 기형아 발생, 태아 뇌발달 손상 | 납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전달됨 |
세계보건기구(WHO)는 납에 대해 안전 기준치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미국 CDC는 어린이의 경우 혈중 납 농도가 3.5μg/dL을 넘을 경우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납중독의 치료는 우선 납 노출원의 차단과 체내 납 축적량의 감소를 목표로 하며, 중등도 이상의 중독이 확인되면 킬레이션 요법이 적용된다. 대표적인 킬레이트제는 EDTA(calcium disodium EDTA), DMSA(dimercaptosuccinic acid), BAL(dimercaprol) 등이 있으며, 이들은 혈중 및 연부조직에 존재하는 납 이온과 결합해 수용성 복합체를 형성한 뒤 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그러나 킬레이션 요법은 뇌, 신경계, 또는 뼈에 침착된 납에 대한 제거 효과가 제한적이며, 특히 소아에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나 행동 장애 등 중추신경계 손상은 치료 이후에도 비가역적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료는 노출 차단 및 조기 개입과 병행되어야 하며, 납 노출의 예방이 가장 중요한 관리 전략으로 간주된다.
납중독을 막기 위한 구체적 예방 조치
납중독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실천 가능한 관리로 예방할 수 있다. 생활 속 노출 경로를 차단하고, 의심 증상을 조기에 인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 예방 항목 | 실천 방법 |
|---|---|
| 식품 구입 | 성분표 확인, 무표기 수입 식품 회피 |
| 주방기기 점검 | 오래된 도자기·납 유약 식기 사용 중단, KC·FDA 인증 제품 사용 |
| 장난감·학용품 관리 | KC 인증 확인, 저가 중국산 제품 지양 |
| 주거 환경 점검 | 오래된 페인트 제거, 납 수도관 교체, 정수 필터 설치 |
| 개인 위생 관리 | 외출 후 손 씻기, 미술 놀이 후 비누 세척 |
| 건강검진 | 납 노출 우려 시 혈중 납 농도 검사 실시 |
특히 학교, 어린이집, 미술학원 등 어린이와 임산부가 머무는 환경에서는 납 포함 물질 사용 여부에 대한 제도적 감시가 필요하다.
납은 감각적으로 식별할 수 없고, 증상은 서서히 나타난다. 한 번 체내에 축적되면 신경계를 포함한 여러 기관에 비가역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납 노출의 주요 위험 요인은 소비자의 정보 부족과 제품 관리의 부재다. 현재도 일부 조리도구, 학용품, 장난감 등에서 납이 검출되고 있으며, 일상적인 소비 활동을 통해 인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납 함유 가능성이 높은 물질에 대한 사전 경고 체계와, 취약계층에 대한 정기적인 노출 모니터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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