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의 연구팀이 화성의 두 지역에서 약 37억 년 전에 형성된 고대 파도 잔물결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화성 표면에 얕은 물이 존재했음을 시사하며, 화성의 기후와 물의 흔적을 추적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번 연구는 화성 탐사와 고대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재조명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물결이 말하는 화성의 과거
이번에 발견된 물결 무늬는 바람에 의해 물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얕은 호수 바닥에 형성된 작은 기복이다. 이러한 물결은 고대 수역의 존재를 입증하는 명확한 지질학적 증거로, 연구팀은 이를 약 37억 년 전으로 추정했다.
수석 연구자인 존 그로칭거 교수는 “물결무늬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그것은 그 시대의 대기와 물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라며, 당시 화성의 대기 상태가 액체 상태의 물을 지탱할 만큼 밀도 높고 따뜻했음을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화성 대기가 과거에 생명체를 위한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클레어 몬드로 박사는 “이 물결무늬의 존재는 화성에서 얕고 따뜻한 물이 오랫동안 지속됐음을 나타내며, 생명체 형성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얕은 호수, 깊은 통찰
물결무늬는 두 지역에서 발견됐다. 프로우(Prow) 노두에서는 고대 모래 언덕과 얕은 호수의 흔적이 관찰됐으며, 아마파리 마커 밴드(Amapari Marker Band) 근처에서는 깊이 2m 미만의 얕은 호수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잔물결의 크기와 간격을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물결 높이는 약 6mm, 간격은 4~5cm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작은 파도가 형성한 물결로, 당시 환경이 생명체 존재에 적합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아마파리 마커 밴드에서 발견된 물결은 화성의 후기 역사에서도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이 두 세트의 물결무늬가 화성 대기의 다양성과 기후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명의 단서, 화성에서 찾다
큐리오시티 탐사선이 2022년 게일 분화구를 조사하며 발견한 이 물결무늬는 화성 생명체 탐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잔물결의 형성은 단순히 물의 존재를 넘어, 화성에서의 생명체 형성 가능성을 암시한다.
몬드로 박사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던 기간이 길수록 미생물이 서식했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번 발견은 화성 생명체 탐사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물결무늬가 과거 화성의 고기후를 이해하고,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존 그로칭거 교수는 “이 발견은 단순한 지질학적 사실을 넘어, 화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심화시킨다. 이는 우리가 화성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5년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게재되었으며, 화성 탐사의 방향성을 바꿀 중요한 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존 그로칭거, 해롤드 브라운, 마이클 램 교수와 클레어 몬드로 박사후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앞으로도 화성의 고대 수역과 기후 변화를 밝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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