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항암제 CAR-T, 암 치료 패러다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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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암 치료의 새로운 혁신으로 불리는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치료제가 국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항암치료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이 첨단 면역치료법은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치료비 부담, 부작용 위험, 고형암 적용 가능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CAR-T 치료제가 국내 암 환자들에게 현실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까.

CAR-T 치료제란 무엇인가?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설계된 맞춤형 항암 치료법이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특정 항원을 인식하는 수용체(CAR)를 삽입하고 이를 체외에서 대량 증식한 후 다시 주입하여 암세포를 강력하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기존 항암 치료법과 달리 한 번의 치료만으로도 장기간 효과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재발 위험이 높은 혈액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혁신적인 치료법, 하지만 여전히 높은 문턱

CAR-T 치료제는 기존 치료법보다 강력한 효과를 보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현재까지 치료 대상은 주로 혈액암(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폐암이나 유방암 같은 고형암 치료에는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치료 비용이 수 억 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며, 부작용으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및 신경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주입된 세포 치료제로 인해 염증반응이 촉발, 전신의 백혈구가 활성화되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어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총칭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료진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같은 한계는 CAR-T 치료제가 실제로 암 환자들에게 널리 보급되기 어려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국내 동향: 국산 CAR-T 치료제 개발과 접근성 확대

국내에서는 두 종류의 CAR-T 치료제가 허가를 받았다. 2021년 승인된 ‘킴리아(Kymriah)’와 2023년 승인된 ‘카빅티(Carvykti)’가 있으며, 킴리아는 1회 투약 비용이 3억 6,000만 원에 달하지만 2022년 3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환자 부담이 600만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처럼 CAR-T 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4년 12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T 치료제 개발 시 고려사항’이라는 민원인 안내서를 제정하여, CAR-T 치료제 개발 시 품질, 비임상 및 임상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자체 CAR-T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큐로셀은 림프종 3차 치료제 ‘안발셀(CRC01)’의 신약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승인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국산 CAR-T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치료비 절감과 접근성 개선이 기대된다.

CAR-T 치료제 ‘림카토’(안발캅타젠오토류셀)는 식약처 허가를 앞두고 있다. 기존 CAR-T 치료제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과 신경독성(NE) 부작용, 높은 비용과 긴 제조 기간이 한계로 지적되었지만 림카토는 ‘PD-1’과 ‘TIGIT’ 면역관문수용체 억제 기술(OVIS)을 적용해 항암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였다. 임상 2상 결과, 림카토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75.3%, 완전관해율(CRR)은 67.1%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또한 기존 치료제 대비 CRS 발생률 8.9%, NE 발생률 3.8%로 안전성이 향상되었다. 림카토가 승인될 경우, 국산 최초 CAR-T 치료제로 국내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동향: CAR-T 치료제의 적용 확대와 시장 전망

해외에서는 CAR-T 치료제가 혈액암을 넘어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형암 치료를 위한 CAR-T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종양미세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연구되고 있다.

글로벌 CAR-T 세포치료제 시장은 2023년 약 37.4억 달러에서 2029년까지 연평균 39.6% 성장하여 약 2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CD19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치료제는 2023년 27.6억 달러에서 2029년 2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CAR-T 치료제의 미래: 고형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로 확장될까?

현재 CAR-T 치료제는 주로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지만, 고형암 및 자가면역질환으로의 적용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종양 미세환경을 극복하는 새로운 CAR-T 기술 개발, 기존 면역항암제 및 화학항암제와의 병용 요법 등이 연구되고 있으며, 5~10년 내에 실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CAR-T 치료제의 높은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확대, 국산 치료제 개발, 대량 생산 기술 연구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보험 적용 확대 논의가 지속되며,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CAR-T 치료는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하여 유전적으로 조작한 후, 실험실에서 증식시켜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변형된 T세포는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며, 일부 세포는 장기간 생존하여 재발 방지 역할을 한다.

CAR-T 치료제, 국내 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최근 4세에 신경암 진단을 받은 여성이 CAR-T세포 치료를 받은 후 18년간 생존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이는 기존 CAR-T 치료 환자의 최장 생존 기록(11년)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 텍사스어린이병원의 헬렌 헤슬롭 교수는 2004~2009년 CAR-T 치료를 받은 어린이 19명의 경과를 분석해 이 사실을 발표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의학’에 게재되었다.

CAR-T 치료제는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외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며 치료법의 적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높은 치료 비용, 복잡한 제조 과정, 제한적인 건강보험 적용 등이 현실적인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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