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소형위성 2호, 2년 임무 성공적 종료… 국산 영상 레이다 기술력 입증

• KAIST “북극 빙권 변화 분석·산림 생태계 모니터링에 활용”

2023년 5월 누리호(KSLV-Ⅱ) 3차 발사에 실려 우주로 향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2년간의 궤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이 위성은 주야간·전천후 관측이 가능한 영상 레이다(SAR, Synthetic Aperture Radar) 기술의 우주 검증을 포함한 정밀 지구관측 임무를 모두 수행하고 현재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전천후 관측 가능한 국산 SAR, 우주에서 성능 입증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KAIST 우주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설계·제작·시험을 통해 국산화한 영상 레이다 시스템을 탑재했다. SAR은 마이크로파 대역의 전자파를 지상에 쏘아 반사파를 수신함으로써 영상을 구성하는 능동형 센서로, 가시광선에 의존하지 않아 밤낮과 날씨에 상관없이 지표 관측이 가능하다.

광학 위성과 달리 SAR은 구름, 비, 연기, 어둠 등의 영향을 받지 않아 한반도처럼 기상 변화가 잦은 지역 감시에 특히 유리하다. 이 기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유럽, 일본, 인도 등 소수 국가에서만 보유한 고난도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위성 발사 이후 하루 평균 3~4회의 촬영을 수행한 이 위성은 약 2년간 1,200회 이상의 지구 관측을 진행했다. 임무 수명 종료 시점인 2025년 5월을 맞은 현재까지도 SAR 시스템은 양호하게 작동 중이며, 일부 임무는 연장 운영되고 있다.

기후감시, 산림변화 탐지 등 다중 활용 확대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기초적인 기술 검증 외에도 다양한 실증 연구에 활용되며 국내외 기관과 협업을 이어왔다. KAIST 우주연구원은 극지연구소 및 국립공원연구원과 함께 북극 빙권 분석 및 산림 생태계 변화 감시에 SAR 데이터를 제공해왔다.

특히 극지연구소는 ESA의 센티넬-1호 데이터와 이 위성의 영상을 융합해 캐나다 북극 밀른 빙붕 뒤편의 빙하 호수가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약 15㎢ 증가한 사실을 포착했다. 이는 북극 빙권의 구조적 변화와 기후변화 가속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산림·기후 분야에서도 위성 영상은 계절성 식생 변화, 고지대 침엽수 고사, 산사태 발생 지역의 변화 탐지 등에 응용되고 있다. 또한 산불 발생 시에도 SAR은 연기와 불꽃을 관통해 관측할 수 있어, 넓은 보호구역의 실시간 감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SAR 탑재 소형위성의 의미… ‘소형화·민간 확장’ 기틀 마련

SAR은 일반적으로 수백 킬로그램 이상의 중형급 위성에 장착되어야 할 만큼 고전력·고정밀을 요구하는 장비다. 그러나 이번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약 100kg급의 소형 플랫폼에 SAR을 탑재해 장기 운용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기술로 고해상도 영상 레이다 시스템의 소형화 및 경량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는 향후 다수의 SAR 소형위성을 저궤도에 군집 운용함으로써 실시간 지구관측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술적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미국의 Capella Space, 핀란드의 ICEYE 등은 민간 주도로 소형 SAR 위성 군집을 활용한 상업 서비스에 돌입한 상태이며, 한국도 관련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KAIST 우주연구원은 현재 우주항공청 예산 지원을 받아 SAR 영상 데이터를 연구기관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 영상 제품 가공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는 위성 영상의 실시간 분석, 인공지능 기반 예측 서비스 등으로의 응용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재흥 KAIST 우주연구원장은 “소형위성 기반의 국산 영상 레이다 시스템 개발은 위성기술의 전략적 자립과 민간 확산을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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