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의 누명- 탄소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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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누명’은 ‘억울하게 뒤집어쓴 불명예’를 의미한다. 오늘의 인류는 이산화탄소를 ‘온실효과, 지구온난화, 이상기후’의 주범(主犯)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인간은 살아있는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산소를 호흡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산화탄소가 없으면 인간은 물론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전부 사라져야 한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약 0.04%뿐이지만, 육지와 바다에 사는 식물은 이 가스를 원료로 하여 모든 생명체들의 생존에 필요한 탄수화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자연발생과 인위적 발생

식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대신 산소를 배출한다. 동식물이 죽어 부패하면 분해되어 다시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이산화탄소의 연결된 흐름을 ‘탄소 사이클’(carbon cycle)이라 한다. 자연계에서는 유기물이 부패할 때, 발효할 때, 동식물이 호흡작용을 할 때, 번개 등으로 들불이 일어나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여 대기 속으로 들어간다. 이런 현상은 자연적인 이산화탄소의 발생이다.

로키산맥에 발생한 들불의 모습이 극적으로 촬영되었다. 이 들불은 자연적이라기보다 인위적인 이산화탄소의 발생일 가능성이 있다.(AP)

미국해양대기청(NOAA)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800,000년 동안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0.03%(300ppm)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후(1750년)부터 해마다 증가하여 2019년에는 409.8ppm(1,000,000분의 409.8)까지 증가했고, 그에 따라 평균 기온이 과거보다 2-3℃ 상승하는 상황이 되면서 과거에 없었던 온갖 기상이변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게 되었다.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 이유는 인류가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느라 화석연료를 그만큼 대량 사용한 때문이다. 1960년대에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1년에 0.6±0.1ppm 증가했으나 2009년부터 2018년 사이에는 매년 2.3ppm, 특히 2017-2018년에는 2.5±0.1ppm이나 상승했다.

1750년부터 2019년까지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붉은선)과 CO2 방출량(청색선)을 나타낸다. 1840년대부터 증가 곡선이 가파르기 시작한다. 이산화탄소의 방출량은 10억 톤 단위이므로, 2020년에는 약 370억 톤이 방출되었다. 이 그래프의 ‘CO2 방출량’은 인위적으로 증가된 양이다.

온실가스 효과를 일으키는 주된 기체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이다. 1990년-2019년 사이에 온실가스가 45%나 증가했다.

태고의 지구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가득

46억년 전, 지구가 처음 탄생하여 불덩어리 상태일 때의 대기(大氣)는 수소가 거의 전부였다. 그러나 지구가 냉각되면서 내부로부터 화산이 폭발할 때, 암모니아(NH3)와 메탄(CH4), 이산화탄소(CO2)가 분출하여 대기를 채우기 시작했다. 그때의 대기는 금성, 화성, 목성의 지금 상태와 비슷하다. 암모니아, 메탄, 이산화탄소 3가지 기체는 모두 온실효과가 큰 화합물이다. 따라서 당시의 지구 기온은 대단히 높았다.

수억 년이 지나는 동안 이들 3가지 기체는 태양에서 오는 강력한 자외선의 화학작용으로 분해되어 차츰 질소(N2)와 산소(O2)가 유리(遊離)되었다. 또한 화산연기 속에 포함된 수증기는 식어 차츰 호수와 바다를 이루었다. 이와 동시에 대기 중에 가득하던 이산화탄소는 물에 녹아들어 갔으며, 일부는 물과 결합하여 탄산이 되었다.

CO2 + H2O ⇄ H2CO3(탄산)

이산화탄소가 물에 잘 녹는다는 것은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를 통해 알 수 있다. 탄산은 약한 알칼리성 물질이다. 현재의 바닷물은 수소이온 농도(pH 산도)가 8.2-8.5이며, 1리터에는 약 120mg의 탄산이 포함되어 있다. 바닷물의 양은 엄청나다. 따라서 대기 중에 가득하던 이산화탄소는 차례로 물에 녹아들어 탄산이 되었다.

극적으로 이산화탄소가 감소한 시대

그런데 탄산은 그대로 있지 않았다. 그들은 물에 녹아 있던 칼슘(Ca)과 결합하여 탄산칼슘(CaCO3)이 되었다. 탄산칼슘(일명 석회석)은 물보다 무겁기 때문에 해저로 가라앉아 침전(沈澱)했다. 수억 년을 두고 해저에 앃인 탄산칼슘은 두터운 암석층을 형성했다. 이런 변화가 진행되는 동안 대기층에 있던 이산화탄소는 ‘탄산칼슘 상태’로 바다로 들어간 것이다. 따라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크게 줄어갔다.

약 35억 년 전, 무생물의 세계이던 바다에 최초의 생명체가 나타났다. 그들은 아직 엽록소가 없었으므로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물에 녹아 있는 물질을 영양분으로 하여 증식했다. 드디어 25억 년 전에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단세포 생명체가 탄생했다. 이때부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더욱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질학에서는 광합성 생명체가 나타난 이 시기를 시생대(始生代)라 한다. 광합성 생명체의 증가에 따라 대기 중에는 이산화탄소가 미량만 남게 되고, 산소가 증가했다. 이때서야 산소를 호흡하는 동물이 태어날 수 있었다.

약 24억 년 전, 지구에 최초의 빙하기가 찾아왔다. 그 이유는 과학자들도 확실히 모른다. 빙하기가 닥치자 따뜻하던 해수의 수온이 내려갔다. 그러자 해수 속에는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용해되었다. 물의 온도가 낮을수록 이산화탄소는 더 많이 용해되는 성질이 있다.

해수 속의 이산화탄소는 계속 탄산으로 변하고, 이들은 칼슘과 결합하여 탄산칼슘이 가득한 바다를 만들었다. 이런 환경이 되자, 바다에는 단단한 탄산칼슘으로 몸을 보호하는 생명체들이 차츰 나타나게 되었다. 세포를 탄산칼슘으로 보호하는 단세포 미생물과 유공충(有孔蟲)이라 부르는 미세 동물이 등장하고, 차츰 산호, 해면, 조개, 소라, 굴과 같은 ‘석회동물’이 대규모로 증식하게 되었다. 이어서 게, 새우, 크릴처럼 탄산칼슘 껍데기를 가진 갑각류도 탄생했다.

미국 남부 유타주의 석회암에서 발견된 중생대에 형성된 석회동물의 화석이다.

섬 전체가 석회암 덩어리이다. 지구 표면을 덮고 있는 지각의 10% 정도가 석회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의 석회암 산에서 시멘트 원료를 얻고 있다.

석회암과 산호섬은 이산화탄소의 저장고

온갖 석회생물이 대규모로 사는 세월이 수억 년 지나자, 해저에는 그들이 죽어 쌓인 탄산칼슘층(석회암층)이 두텁게 형성되었다. 다시 말해 무지하게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석회암 형태로 해저 또는 지하에 저장된 것이다.

석회암층 틈새로 장기간 물이 스며들면 석회암이 물에 녹아 석회동굴을 만들게 된다. CaCO3 + H2O + CO2 → Ca + HCO3

유명한 관광지인 중국의 장가계(장자제)는 광대한 지역 전체가 석회암층이다. 석회암이 장기간 물에 침식되면서 기이한 석회암 절벽을 형성한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인류는 그러한 석회암을 잘 이용하게 되었다. 이집트에서는 석회암으로 피라미드를, 로마와 중세 유럽에서는 성벽을 쌓았다. 현대에 와서는 석회암을 가루로 만들어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으며, 대리석(단단한 석회암)은 건축자재로 활용하게 되었다. 오늘의 인류가 이산화탄소를 비방(誹謗)한다는 것은 이산화탄소를 잘 알지 못한 누명이 아닐 수 없다. <이산화탄소의 누명–2>에서는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저장하고 있는 석회생명체들에 대해 소개할 것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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