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믿는가?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암흑물질을 찾는 우주망원경 ‘유클리드’

우주의 별과 별 사이 공간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미지의 물질로 가득 차 있다. 어떤 장비로도 관측할 수는 없지만, 과학자들은 ‘암흑물질(dark matter)’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는다. 또한 우주에는 어떤 장치로도 확인되지 않는 암흑 에너지(dark energy)도 있다고 확신한다. 유럽우주국은 관측이 불가능하다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확인할 목적으로 우주망원경 ‘유클리드’를 제작하여 2023년 7월 1일 플로리다주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BC 300년경의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는 ‘기하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의 이름을 딴 새로운 우주망원경은 유럽 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 ESA)의 과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제작한 것이다. 유클리드에는 해상도가 600 메가픽셀인 우주망원경과 적색편이(赤色偏移 redshift)를 측정할 근적외선 분광장치와 광도계 등이 탑재(搭載)되어 있다.

우리 은하계 바깥의 외계 은하들을 오래도록 관측한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Edwin Hubble 1889-1953)은 1920년대에 “과거의 우주는 지금의 모습과 아주 다르고, 미래의 우주 또한 크게 변화될 것이다. 우주는 그대로 있지 않고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후 여러 과학자들의 관측에 의해 우주가 138억 년 전에 빅뱅으로 탄생한 이후 거의 광속으로 우주 전체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다.​

우주는 왜 축소되지 않고 팽창하는가?

아인슈타인은 1905년과 1915년에 물리학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논문으로 인정받는 ‘특수 상대성 이론’(Theory of Special Relativity)과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Relativity)을 발표했다. 그는 일반 상대성 이론 속에서 ”우주에는 우리가 볼 수 있고 검출할 수 있는 정상 물질(normal matter)보다 5배나 더 많은 확인 불가능한 물질이 있다.“고 했다.​

오늘날 천체물리학 연구에서 가장 신비스러운 대상은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존재에 대한 것이다. 이론에 의하면, 암흑물질도 일반 물질처럼 중력을 가지고 있으며, 암흑 에너지는 일반 중력과 반대로 끌어당기지 않고 밀어내는 힘을 작용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물질은 우주 전체의 5%에 불과하고, 26%는 암흑물질이며, 나머지 69%는 암흑에너지로 존재한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믿는다.​​

우주에서 우리가 알고 사는 일반 중력만 작용한다면 천체들은 서로 가까워져 한 덩어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주가 계속 팽창한다는 것은, 암흑 에너지가 작용하여 서로 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아직 과학적 관측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암흑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이론상 우주는 팽창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조립하고 있는 유클리드 우주망원경

​우주에 일반 중력만 작용한다면, 지금 보이는 우주의 천체들은 서로 당겨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천체들이 멀어지는 것은, 그것도 시간이 갈수록 더 빨리 팽창하는 것은 분명히 서로 미는 암흑 에너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1998년에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처음 이론적으로 분석한 미국의 과학자 3인은 2011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들은 Saul Perimutter(1959), Brian Schmidt(1967), Adam Riess(1969)이다.​

이때부터 다수의 천체물리학자들은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실험적으로 증명할 목적으로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1일 발사된 유클리드는 직경이 1.2m인 망원경과 여러 가지 관측장비가 실려 있다. 그러나 보이지도 않고 관측도 할 수 없으며 만질 수도 없는 존재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유클리드가 자리를 잡고 관측을 할 장소는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 약 4배) 지구 궤도에 있는 라그랑주 포인트 2(Lagrange Point 2)이다. 이 위치는 지구의 중력과 태양의 중력 및 달의 중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는, 즉 유클리드가 어느 쪽으로도 끌려가지 않고 일정한 위치에서 관측을 계속할 수 있는 곳이다. 라그랑주 포인트는 5곳이 있으며, 각각 특징이 있다.​

유클리드는 라그랑주 포인트 2에 머물면서 앞으로 6년간 100억 광년 거리의 은하들을 전부 관측하여 우주의 ‘은하 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이는 우주 전체의 3분의 1을 관측하는 셈이다. 은하 지도를 만들고, 그 지도를 입체(3D)로 그려내면, 은하들 사이의 중력과 변화를 판단하여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딘가에 거대한 질량을 가진 물질이 존재한다면(그것이 일반 물질이든지 암흑물질이든지 관계없이) 그것의 중력은 지나가는 빛의 진로를 휘어지게(중력 렌즈 효과) 할 것이다. 이런 현상을 관측하게 되면 거기에 어느 정도의 질량을 가진 어떤 물질이 존재하는지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지구상에서는 대기의 방해 때문에 관측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유클리드 같은 특별히 설계된 우주망원경을 라그랑주 포인트에 올려두고 조사하려는 것이다. 관측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지는 정도는 지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대단히 정밀하게 측정해야 하고, 복잡한 수학으로 분석해야 한다. 유클리드가 관측한 결과는 다양한 3D 영상으로 재현하여 분석하게 될 것이며, 3D 영상은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존재와 영향을 추정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대.소 마젤란 성운을 3D 입체의 색으로 나타낸 영상이다. 별의 나이에 따라 적색 점은 가장 늙은 별, 녹색은 중간 나이, 그리고 젊은 별은 청색의 점으로 합성한 것이다. (출처: Sky and Telescope)

우리 은하계 속의 변광성(노란 점)을 3D로 나타낸 영상이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그들이 관측하는 곳마다 팽창 속도가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즉 우주는 전체가 똑같은 속도로 팽창하는 것이 아니라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이다. 그래서 유클리드 계획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존재만 아니라, 그들이 우주 공간 속에서 어떤 상태로 분포하여 퍼져나가고 있는지도 조사할 것이다. 우주는 그 크기 만큼이나 가득하게 신비를 감추고 있다. – YS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3 thoughts on “왜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믿는가?”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