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위에 울려둔 프라이팬의 손잡이는 잠시 후 뜨거워진다. 손잡이를 나무 같은 방열재(放熱材)로 덮어두지 않았다면 맨손으로 만질 수 없을 것이다. 프라이팬 손잡이가 뜨거워지는 것은 열의 전도(傳導 conduction) 현상 때문이고, 냄비 속의 물이 끓게 되는 것은 대류(對流 convection)가 원인이다. 열이 전도되거나 대류되려면 열을 전달하는 매개(媒介) 물질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태양의 열에너지는 진공의 우주를 통과해온다.
전도, 대류, 복사는 열이 전달되는 3가지 방법이다. 보온병에 뜨거운 물이나 얼음물을 담아두면 열이 전도되지 않아 오래도록 온도가 보존된다. 그 이유는 열이 진공 속으로는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태양열은 우주공간이라는 진공 속을 어떻게 지나 지구를 따뜻하게 해줄까? 태양에서 지구까지 오는 열기(熱氣)를 복사열(輻射熱 radiation)이라 한다. 전기스토브의 니크롬선에서 나오는 열기와 숯불의 열도 복사열이고, 인체의 열도 복사열이다.

보온병은 2중으로 된 벽 사이의 공기를 전부 뽑아내어 진공상태(vacuum)로 만들었기 때문에, 열이 전도되지 않아 내부의 온도가 오래도록 보존된다.
방사선과 복사선의 차이
태양에서는 가시광선만 아니라 적외선, 자외선, 감마선 등(전자기파)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들 모두를 복사선(輻射線 radiation)이라 한다. 태양에서 오는 전자기파는 전자기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파장이 긴 것(방송파 종류)은 에너지가 약하고, 파장이 짧을수록 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영어 radiation의 의미는 방사선인데, 왜 복사선이라고 할까? 태양에서 오는 전체 전자기파 중에서 파장이 짧고 강한 에너지를 가진 전자기파에 대해서 우리는 복사선 대신 방사선(放射線)이라 부르고 있다. 뼈를 통과할 수 있는 엑스선, 방사성물질에서 나오는 알파, 베타, 감마선, 매우 파장이 짧은 자외선 등에 대해 방사선이라 부르고 있다.

태양에서 나오는 전자기 에너지 중에서 파장이 짧은 자외선이 방사되는 부분의 모습을 보인 사진이다.
방송파(라디오파), 단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 이들은 전부 전자기파(electromagnetic radiation)이며, 각기 파장에 따라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다. 모든 전자기파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진공 속을 지나가는 성질이 있다. 태양에서 나온 전자기파가 진공의 우주공간을 지나온 후, 지구의 물체(구름, 땅, 나무 무엇이든)를 만나면, 물체의 원자와 분자를 운동시켜 열에너지로 변한다.
불을 피운 난로, 백열등 그리고 사람의 몸에서도 적외선이 나온다. 적외선은 전자기파이기 때문에 빛의 속도로 전달된다. 난로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적외선)는 불을 쬐는 손까지 순간에 전달되기도 하지만, 일부는 전도와 대류 현상을 일으켜 주변의 공기를 따뜻하게 한다.

불꽃 위의 쇠막대 끝이 붉은색으로 변했다. 쇠막대의 열은 전도에 의해 손잡이 쪽으로 전달된다. 쇠막대가 저온일 때는 붉은색을 보이고 고열이 되면 흰색으로 변한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물리학자는 열이 진공 속으로도 지극히 조금이지만 전달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2019년 12월 12일자 <Nature>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이 그림에 나타낸 것처럼, 푸른색 박막(薄膜) 쪽의 열이 지극히 좁은(나노 단위) 진공을 지나 붉은색 박막 쪽으로 전달되었다고 했다. 열이 진공을 지나간 이유에 대해서는 양자요동(quantum fluctuation)이라 불리는 양자역학 이론으로 설명했다.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 양자물리학, 양자화학, 양자기술, 양자컴퓨터, 양자정보 등의 어려운 과학 용어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요소는 양성자와 중성자이며, 이 둘을 합쳐 핵자(核子)라 한다. 핵자를 더 쪼개면, 작은 쿼크(quark)라 부르는 몇 가지 입자들이 나타난다. 쿼크를 포함하여 원자를 구성하는 더 작은 여러 종류의 입자들을 아원자입자(subatomic particles)라 하는데, 아원자입자들 사이에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물리학을 양자역학(量子力學) 또는 양자물리학이라 한다.
반도체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비롯하여 미시의 세계에서 발견되는 온갖 물리화학적 현상들은 양자물리학 이론으로만 설명이 가능하다. 양자물리학은 실험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이론이나 가설이 많다. quantum(量子)이란 말은 양(量 quantity)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김지윤 기자 (문의 및 제휴 :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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