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7월 21일, 남극에 있는 러시아의 보스토크 기지에서 측정된 그날의 최저 기온은 -89.2℃였다. 지상에서 관측된 역사상 최저의 기온이었다. 하얀 얼음덩이처럼 생긴 드라이아이스는 이산화탄소(CO2)를 고체 상태로 만든 것이며, 그것의 온도는 –78.5℃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기체 이산화탄소와 고체 드라이아이스는 잘 알려져 있지만, 액체 이산화탄소의 제조 과정이나 용도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드라이아이스의 탄생
1835년, 프랑스의 화학자 틸로리에(Adrien-Jean-Pierre Thilorier 1790-1844)는 이산화탄소를 고압 탱크에 넣고 압축하면, 액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로 되고, 이것이 담긴 고압탱크의 뚜껑을 열면 빠르게 기화(氣化)가 일어나면서 주변의 온도를 급히 냉각시켜, 남았던 액체가 얼음처럼 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그로부터 약 90년이 지난 1925년에 뉴욕에 살던 스레이트(Thomas Slate)는 고체 이산화탄소 제조 특허를 얻어 ‘드라이아이스’라는 이름을 붙여 상업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드라이아이스(고체)는 중간에 액체가 되지 않고 바로 기체로 되는데, 이를 화학 용어로 승화(昇華 sublimation)라 한다. 이와 반대로 기체에서 바로 고체로 될 때는 탈승화 또는 고화(固化 deposition)라 한다. 고체가 기체로 승화할 때는 주변의 열을 대량 흡수하는 현상(기화열 흡수)이 일어나 온도가 크게 내려간다.

드라이아이스를 물에 넣으면 승화하여 바로 기체 상태로 변한다. 이때 물은 승화한 이산화탄소의 기포 때문에 맹렬하게 부글거리며 공중으로 증발한다. 이런 승화가 일어나면 물 주변의 기온이 급히 낮아지므로, 증발한 수증기는 안개(작은 물방울)가 되어 하얗게 피어오른다.
드라이아이스는 생선이나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냉동제, 아이스크림 제조, 공연장의 안개, 인공강우 외에 공업적으로 여러 용도가 있다. 이 외에 흥미로운 이용 방법 하나는, 유해가스로 가득한 탱크 속을 청소할 때, 드라이아이스를 탱크에 넣으면 무거운 기체인 이산화탄소가 내부 공간을 차지하여 유해가스를 몰아내게 된다.

액체 이산화탄소 제조와 용도
원유를 정제하거나 발효가 일어날 때는 이산화탄소가 부산물로 대량 발생한다. 이런 이산화탄소를 압축장치에 넣고 기압을 높이면, 5.1기압 이상(기온 –31℃ 이하)이 되었을 때 기체이던 이산화탄소는 액체 상태로 변한다. 이렇게 변형된 액체 이산화탄소는 마치 LPG처럼 고압 탱크에 저장해두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화 가스로 사용할 수 있다.

액체 이산화탄소를 상온(20-25℃) 상압(常壓 1기압)에 내놓으면 빠르게 증발하게 되고, 이때 흡수한 기화열 때문에 액화 이산화탄소의 온도는 –78.5℃까지 내려간다. 이런 조건에서 이산화탄소를 물리적으로 압축하면 얼음 같은 가루가 된다. 이런 고체화된 가루를 기계적으로 눌러 덩어리로 만든 것이 드라이아이스이다. 30kg짜리 6면체 덩어리로 만든 드라이아이스는 어선의 냉동 창고에 넣어 생선을 장시간 저온으로 보관하는데 사용한다.
액체 이산화탄소는 원두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할 때 이용된다. 액체 이산화탄소 속에 분쇄한 원두를 담가두면, 카페인 성분은 액체 이산화탄소에 용해된다. 몇 시간 뒤에 액체 이산화탄소를 제거(증발시키고)하고 나면 카페인이 없는 원두만 남게 된다. 이렇게 제조한 카페인 제거 원두커피는 본래의 맛과 차이가 없다고 한다.
온실가스 이산화탄소의 저장
이산화탄소는 기온상승의 원인이 되는 대표 온실가스이다. 과학자들은 공장 등에서 부산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지하에 저장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지상의 가스 탱크에 저장할 수 없으므로, 과학자들은 원유를 채굴한 지하 공간이나 틈새가 많은 암석층에 저장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저장할 때는 부피를 줄이도록 이산화탄소를 액화시킬 것이다. 지하는 내려갈수록 온도(지온)가 높다. 그러므로 액체 이산화탄소는 31.1℃일 때 약 73기압 이상으로 압축해야 액화 상태로 보존된다.

드라이아이스와 액체 이산화탄소를 취급할 때는 동상(凍傷)과 폭발의 위험을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너무 차기 때문에 손이나 피부에 닿으면 곧 조직이 얼어버린다. 드라이아이스를 페트병에 넣어두면 폭발할 위험이 있다. 왜냐하면 드라이아이스가 상온 상압에서 기체로 되면 부피가 약 500배나 불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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