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시공간을 휘게 하고, 그 곡률에 따라 빛의 경로도 휘어진다고 예측했다. 이 이론은 1919년 개기일식 관측을 통해 처음 검증됐으며, 이후 다양한 천문 현상을 설명하는 기반이 되었다.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중력렌즈 효과가 이상적으로 나타난 사례인 아인슈타인 링을 정밀하게 관측했다. 이 현상은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관측 사례다.
중력이 빛의 경로를 바꾼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변 시공간을 휘게 만들고, 빛은 이 곡률을 따라 경로를 변경한다. 이로 인해 뒤에 있는 천체의 빛이 앞에 있는 질량체를 지나오면서 휘어지게 되고, 관측자는 왜곡되거나 확대된 형태의 빛을 관측하게 된다. 이를 중력렌즈 효과라 하며, 특히 질량이 큰 은하나 은하단이 렌즈 역할을 할 경우 그 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현상을 통해 지금까지 가장 멀리 있는 별과 은하들이 발견되었으며, 초기 우주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사진=ESA/Webb, NASA & CSA, G. Mahler]
아인슈타인 링: 완벽한 정렬이 만든 고리 구조
중력렌즈가 만드는 이미지 중 가장 대칭적이고 구조적으로 정교한 형태가 아인슈타인 링이다. 이는 앞의 렌즈 역할을 하는 천체, 그 뒤의 광원, 그리고 관측자가 거의 완벽하게 일직선상에 있을 때 나타난다. 뒤쪽 천체의 빛이 앞쪽 천체의 중력장을 따라 동심원 형태로 휘어지며 고리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1936년 이 구조를 이론적으로 정리했지만, 실제 관측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현재 고해상도 우주망원경의 발전으로 다수의 아인슈타인 링이 발견되고 있다.

아인슈타인 링: 제임스 웹 포착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아인슈타인 링은 대표적인 중력렌즈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구조는 SMACS J0028.2-7537 은하단에 속한 타원은하를 렌즈로 하고 있으며, 그 뒤에 위치한 나선은하의 빛이 왜곡되어 고리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두 은하 간의 거리 차는 수십억 광년에 이르며, 정렬 상태가 거의 완벽에 가까워 이상적인 링 구조가 형성됐다. 배경 은하는 우리 은하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 관측을 통해 먼 은하의 형태와 별의 분포, 생성 활동에 대한 정보도 확보할 수 있다.
우주의 한 점에서만 가능한 관측
아인슈타인 링은 시각적으로 특이한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분석하면, 렌즈 은하의 질량 분포, 암흑물질의 존재, 시공간 곡률의 정도 등을 정량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동시에 광원 은하에 대한 확대 효과도 제공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관측이 어려운 먼 천체의 세부 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효과는 세 천체가 일직선상에 위치해야만 나타나며,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특정한 지점에서만 이 구조가 형성되고 관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주의 물리적 조건뿐 아니라 위치 정보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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