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생물학자 스테발트(Mathew Stewart)와 동료들은 과거에 호수였다고 생각되는 사우디아라비아 네푸드 사막에서 100,000년보다 더 이전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인간의 발자국 7개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2020년 9월 18일자 <Science Advance>에 발표했다. 이전까지 아라비아반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간의 화석(손가락뼈)은 85,000년 전의 것이었다.

2020년에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발견한 112,000-121,000년 전에 살았던 인간의 발자국이다. 호수가에서 물을 먹을 때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발자국에는 뒤꿈치와 앞 발가락 2개가 뚜렷이 보인다.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고고학자 페트라글리아(Michael Petraglia)는 2016년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알우스타(Al Wsuta)에서 8,5000년 전에 살았던 인간의 손가락 화석을 발견했다. 이런 발견은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아라비아반도로 건너온 시기를 대략 추정할 수 있게 한다.
발자국과 손가락 화석이 발견된 사우디아라비아반도는 현재는 혹독한 사막이지만 과거에는 수시로 비가 내리던 초원이었고, 곳곳에 호수들이 있었다. 고고학자들은 근처에서 코뿔소의 화석도 찾아냈고, 인류가 사용하던 돌도끼를 수백 점 발견하기도 했다. 고고학자들은 이 지역 을 위성사진을 분석해서도 조사했다. 그 결과 당시에는 이 지역에 약 10,000개의 호수가 있었던 흔적을 찾아냈다.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고고학자들은 그 중 200여 곳을 탐사했다. 그간의 조사에 의하면, 과거에는 이 지역에 우기(雨期)와 건기(乾期)가 주기적으로 찾아왔고, 특히 손가락 화석이 발견된 곳은 연중(年中) 물이 고여 있었다고 믿는다.

고고학자들은 고대인류가 돌도구(석기)를 처음 만들게 된 시기는 약 150만 년 전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은 2018년에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고고학자 팀이 아라비아반도에서 발굴한 190,000년 전의 것이라고 추정되는 석기들이다.

독일 튀빙겐 대학의 고고학자 한스-페터(Hans-Peter)와 동료들이 아라비아반도 남부(Jebel Faya)에서 2011년에 발견한 돌 도구(석기石器 stone tool)이다. 이 석기는 규소가 많은 규질암(硅質岩 chert)이다. 고고학자들은 이들이 125,000-55,000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한다.
지구상에 사는 인간(현생인류)의 생물학적 학명(學名)은 Homo sapiens이다. Homo는 ‘인간’이라는 고대 라틴어이고, sapiens는 ‘현명하다’(sapient)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우주의 끝, 가장 깊은 바다에 이르기까지 연구하고 있으나, 막상 인류 자신의 탄생, 진화, 인종의 형성, 이동경로(移動經路) 등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지극히 조금이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최초의 고대인류가 언제, 왜, 어떤 경로를 따라 세계 각지로 이동했고, 각기 다른 모습, 피부색을 가진 인종이 되었는지 잘 모르고 있다.
원시 인류와 유인원(類人猿) 사이의 큰 차이는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고고학자들은 최근에 아프리카에서 고대인이 사냥으로 잡은 동물의 뼈와 살을 가공하는데 사용했다고 생각되는 가장 오래된 돌도끼를 발견했다. 석기가 나온 지역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그 유물은 240만 년 전의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240만 년 전에 다듬어진 것이라고 추정되는 돌도끼의 모습이다. 단단한 돌의 가장자리를 깨뜨려 짐승의 살과 뼈를 절단하는 날카로운 도구로 만든 것이다.
인류의 조상, 즉 고대 인류에 대한 연구를 ‘고대인류학 또는 화석인류학’(paleoanthropology)이라 하고, 고대의 유물과 화석에 대한 종합적 연구를 고고학(archaeology)이라 한다.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아라비아반도로 건너온 시기에 대한 고고학계의 이론은 여러가지였다. 이론이 다양한 이유는 뒷받침할 고고학적 증거(화석이나 유물)들이 충분히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아프리카에서 아라비아반도로 건너온 시기는 “60,000전보다 빠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2016년에 85,000년 전의 손가락 화석이 발견되고, 100,000년 이전의 발바닥 족적이 발견됨으로써 논쟁이 복잡해졌다.
아라비아반도로 이주한 계기
200,000-130,000년 전, 지구는 빙하기를 맞고 있었다. 따라서 그때는 바다의 수위가 지금보다 100m나 낮았다. 고고학자들은 이때 아프리카 북부와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육지가 드러나자, 아프리카에 살던 인류가 드디어 아라비아반도로 이주(移住)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고고학자들은 원시인류와 현대인류를 구분한다. 약 300,000년 전에 원시적이던 인류가 동물적인 행동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생각, 계획, 협동생활, 예술(춤, 음악, 그림, 놀이 등) 행위를 하면서 현대인류로 발전했다는 생각이다. 근년에 와서 아프리카와 사우디아라비아반도 등에서 고대 인류의 화석과 흔적들에 대한 발굴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더 많은 발견이 이루어지면, 인류가 탄생하고 이동해간 길과 연대를 더 정밀하게 추정하게 될 것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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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아라비아 반도에서 발견되는 고대 인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