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호수를 오염시키고 있는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인류에게 끼치는 피해는 날로 증가한다. 안타깝게도 오늘의 인류는 플라스틱 제품을 점점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한다. 그렇지만 물에 떠다니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제거할 방법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체코 대학의 화학자이며 마이크로 로봇 공학자인 푸메라(Martin Pumera) 교수는 사람들이 매일 마시는 식수 속으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섞여들지 않도록 하는 지극히 작은 마이크로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자력으로 수중을 돌아다니면서 가루 상태의 플라스틱을 붙들어 화학적으로 분해시키는 ‘수영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본사 블로그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 참고)

가루가 된 플라스틱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는 인체에 해로운 물질들이 미량이나마 포함되어 있으며, 인체나 수생동물의 몸으로 들어가면 암을 유발하는 등의 피해를 줄 것이다.
산업시설이나 농장 등에서 방류되는 폐수만 아니라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강이나 호수의 물에도 다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물속에 떠도는 플라스틱을 청소하는 일은 급선무(急先務)가 아닐 수 없다. 바다의 플라스틱은 그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들을 제거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푸메라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헤엄치는 마이크로로봇을 연구해왔다. 그는 지극히 작은 로봇을 이용하여 소량의 물에 포함된 플라스틱 가루들을 제거하는 최초의 실험에 성공했다. 2021년 6월 2일에 발행된 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에 발표된 그의 실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

푸메라 교수 팀이 만든 마이크로로봇은 크기가 날카로운 연필 끝보다 작은 5μm 정도이고, 네모 별처럼 생겼다. 이 로봇은 바나듐산비스무드(BiVO4)로 만들었고, 이것의 표면은 자성(磁性)을 가진 물질(Fe3O4)로 피복되어 있다. 이 로봇은 4각 사이의 공간 형태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여러 모양의 울트라 미세 플라스틱(ultra small plastic particle)과 잘 붙는다.
로봇의 성분인 바나듐산비스무드는 햇빛을 받으면 전류가 발생하여, 미세한 로봇이 스스로 돌아다닐 수 있도록 에너지를 제공한다. 도중에 플라스틱을 만나 접촉하게 되면, 느리기는 하지만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성질까지 있다. 햇빛이 사라지면 로봇의 동작은 멈추게 되고, 빛을 받으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마이크로로봇의 기능을 설명하는 그림이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천천히 유기물 분자로 분해된다.
이렇게 작은 마이크로로봇으로 플라스틱을 청소하려면 엄청난 미세 로봇이 필요할 것이다. 플라스틱을 청소한 후에는 이 로봇들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 이를 대비한 방법으로 마이크로로봇 주변을 자성 물질로 감싼 것이다. 자장(磁場)이 미치는 곳으로 정화 처리된 폐수가 흐르도록 하면 작은 로봇들은 자력에 이끌려 전부 걸러지는 것이다.

바나듐산비스무드(bithmuth vanadate)는 노란색 고체이며, 황색소로 대량 이용되는 무기물이다. 쉽게 만들 수 있으며 빛을 받으면 전류가 흐르는 반도체 성질이 있다.
풀루머 교수의 마이크로로봇 실험은 소규모로 이루어진 첫 성공이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앞으로 해야 할 과제가 많다. 미니 로봇으로 그 많은 플라스틱을 청소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지금부터 해보려는 일은, 정수장이나 폐수 속의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실험을 하는 것이다. 연구는 힘들게 진행되겠지만, 마이크로로봇으로 큰 일을 하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 YS
손동민 기자 (문의 및 제휴 : hello@sciencewave.kr)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1 thought on “마이크로 플라스틱 제거하는 수영(水泳)마이크로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