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20광년 떨어진 SIMP 0136은 독특한 천체다. 별을 공전하지 않고 스스로 우주를 유영하며, 그 밝기가 끊임없이 변한다. 최근 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이 밝기 변화를 정밀 분석한 결과, 단순한 구름층이 아닌 대기 온도와 화학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외계 행성의 대기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별을 돌지 않는 독립적인 천체, SIMP 0136
SIMP 0136은 목성의 약 13배 질량을 가졌지만 크기는 비슷하며, 빠르게 자전하는 독립적인 천체다. 갈색왜성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지만, 일부 천문학자들은 ‘불량 행성(고아 행성)’일 수도 있다고 추측한다. 별빛의 간섭 없이 연구할 수 있어 외계 대기 연구에 최적의 대상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와 중적외선 장비(MIRI)를 이용해 SIMP 0136이 회전하는 동안 적외선 영역에서 방출하는 빛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로 다른 파장에서 밝기 변동이 관측되었고, 이는 천체의 대기층 구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IMP 0136은 2003년에 처음 발견되었으며, 자전 주기는 약 2.4시간으로 매우 빠르게 회전한다.
구름, 온도, 화학 변화가 만들어낸 밝기 변동
연구 결과, SIMP 0136의 밝기는 단순한 구름층의 이동이 아니라 여러 대기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깊은 곳의 구름층은 철 입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층부에는 규산염 광물로 이루어진 또 다른 구름층이 존재한다. 또한, 높은 고도에서는 온도 변화에 따라 밝은 지역(핫스팟)이 나타났으며, 일부 영역에서는 대기 내 탄소 화학 반응이 원인이 되는 밝기 변동도 확인되었다.
보스턴 대학교의 앨리슨 매카시 박사과정 연구원은 “SIMP 0136의 밝기 변화는 매우 복잡한 대기 현상이 얽혀 발생한다”며, “이 천체를 연구하면 외계 행성의 대기를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NASA, ESA, CSA, Joseph Olmsted (STScI)]
공동 연구자인 보스턴 대학교의 필립 뮤어헤드는 “멀리서 지구를 보면 바다와 육지가 보일 때마다 색이 바뀌는 것처럼, SIMP 0136도 구름층과 온도 차이에 따라 밝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외계 행성 탐사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27년부터 운용될 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외계 행성의 대기를 직접 촬영하고 분석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반이 될 전망이다. 연구를 총괄한 요한나 보스 박사는 “천체의 특성은 한 번의 관측으로 완벽히 파악할 수 없다”며, “다양한 시점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더 많은 정보: Allison M. McCarthy et al, The JWST Weather Report from the Isolated Exoplanet Analog SIMP 0136+0933: Pressure-dependent Variability Driven by Multiple Mechanisms,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2025). DOI: 10.3847/2041-8213/ad9eaf
자료 :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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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우주를 떠돌면서도 이렇게 복잡한 대기를 품고 있다니, 신비롭네요. 역시 우주는 알면 알수록 오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