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기의 바이오토크](7) 농업·식품 바이오: 주요 산업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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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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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 분야 ② 농업·식품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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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과 건강 문제는 인류 생존과 직결된 핵심 과제다. 농업·식품 바이오 분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전선에 있다. 전통적인 농업·식품 생산 방식을 넘어, 유전자변형작물(GMO), 스마트 농업, 기능성 식품, 대체 단백질과 같은 첨단 바이오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농업·식품 바이오 분야가 왜 중요한지, 어떤 기술과 산업들이 발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GMO 기술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작물 개량, 식물 공장과 스마트팜을 통한 생산 혁신, 배양육과 식물성 단백질 개발, 장내 건강과 연결되는 기능성 식품 산업까지 고교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최신 산업 동향을 정리한다.

지구 온난화, 식량 안보, 지속가능한 농업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 속에서 바이오 기술이 농업과 식품 분야에 어떻게 융합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Q1: 이 분야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인류가 탄생한 이래 먹고사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죽지 않지만, 먹지 않으면 죽는다. 인간 생존의 가장 근본적인 기술이 바로 농업이다. 이 사실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농업을 쉽게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하자 가장 먼저 오른 것이 곡물값이었다. 이 지역은 전 세계 밀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곡창지대다. 그곳이 쑥대밭이 되었으니 곡물값 상승은 당연한 결과다. 한국은 쌀은 자급자족하고 있지만, 밀의 자급률은 1.3%, 옥수수는 4.3%에 불과하다. 만약 외국에서 밀과 옥수수 수출을 금지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은 심각한 식량난을 겪게 된다. 자국 농업을 통해 식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Q2: 이 분야는 어떤 산업, 기술들이 있나요?

A2: 표2를 보면 농업·식품 관련 기술들이 생활 가까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콩의 80~90%는 미국에서 재배되는 콩이다. 미국산 콩의 상당 부분이 유전자변형(GMO) 콩이다. GMO 식품은 다양한 종류가 개발되고 있다. 병해충 저항성 작물, 고수확 품종 개발, 가뭄 저항성 작물 등은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기술들이다.

가뭄과 염분에 강한 유전자 조작 작물 개발은 아프리카 농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바이오기술은 환경 문제와 식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로 시작되는 농업을 스마트 농업이라 부른다. 스마트 농업 중심의 식물공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작물을 땅에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조직을 배양하여 유용한 제약 성분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종자를 개량해 만든 황금쌀(Golden Rice) 사례는 유명하다. 비타민A 부족으로 실명 위험에 처한 아동을 위해 비타민A가 풍부한 황금쌀을 개발한 것이다. 이는 생명공학이 영양 문제 해결에 기여한 사례이며, GMO 기술이 단지 상업적 측면을 넘어 지구촌 문제 해결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농업·식품 바이오의 주요 산업과 기술 [표2]

주요 산업관련 기술 및 예시
유전자변형작물(GMO)병해충 저항성 작물, 고수확 품종 개발
식물 공장 및 스마트 농업식물 조직 배양, 스마트팜, 수직농업
미생물 기반 식품 기술프로바이오틱스, 발효식품 기술
대체 단백질 및 배양육배양육(세포 배양 고기), 식물성 단백질 (임파서블 푸드, 비욘드미트)
비타민 A가 풍부하게 포함된 황금쌀(노란색 쌀)과 일반 흰쌀. 황금쌀은 유전자 조작(GMO) 기술로 개발되어 비타민 A 결핍 문제 해결에 활용되고 있다. [사진=sml.snl.no]


Q3: 재래적인 농업이 최근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하는데 맞나요?

A3: 그렇다. 그 이유는 지구상의 인구는 늘어나지만 식량 생산은 한계에 봉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작물 개량이 시작되었다(표2).

하지만 첨단 바이오기술로 개량된 식물은 GMO로 불리며 환경론자들의 많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콩에는 원래 없는 외부 유전자를 삽입해 병해충 저항성을 가진 콩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외부 유전자가 다른 식물로 전이될 경우 변형 식물이 야생에 퍼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농업 기술은 첨단 바이오 기술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외부 유전자를 콩에 삽입하는 대신, 콩 자체의 유전자를 변화시키는 ‘유전자 가위 기술(CRISPR/Cas9)’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콩이 원래 가지고 있는 병해충 저항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물론 이러한 인위적인 방법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페루 국제감자센터(International Potato Center)에 전시된 다양한 감자 품종.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진은 야생종을 포함한 약 300종의 감자 DNA를 분석해 ‘슈퍼 판게놈’(super pangenome, 종 전체 유전자 집합)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극한 기후에 적응 가능한 새로운 품종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Michael Major/Crop Trust]

Q4: 농업 생산 방식이 첨단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인가요?

A4: 맞다. 예전에는 단백질 공급원으로 고기를 섭취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 소를 사육해야 했다. 하지만 소의 사육은 환경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 소를 키우기 위해 대규모 농장이 조성되고, 사료도 별도로 재배해야 한다. 이는 지구의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비용 높은 비즈니스다.

게다가 소의 분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력한 온실가스이며, 전체 온난화 원인의 약 14.5%를 차지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근에는 소를 직접 사육하는 대신 실험실에서 소의 세포를 배양해 근육 고기를 만드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업사이드푸드’는 동물을 죽이지 않고 고기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생산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식량 부족 문제, 윤리 문제,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이 바이오 첨단 기술이 농업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새로운 품종 개발과 스마트한 사육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스마트팜’으로 불리는 기술은 ICT(정보통신기술)를 농업에 접목해 농작물과 가축의 생육 환경을 원격으로 또는 자동으로 최적 상태로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농부가 직접 조절하던 방식을 벗어나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노동력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농업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식품 분야에서도 바이오 기술의 활용이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농업으로 생산된 원료를 식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 발효 기술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발효식품에는 유산균 등 장내세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양한 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내세균은 섭취하는 식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섬유소가 많은 식품, 예를 들어 김치는 장내세균의 훌륭한 먹이다. 김치의 식이섬유뿐 아니라 김치에 포함된 유산균들은 장내세균의 최적 파트너다. 이들의 건강 효능이 규명되면서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시장도 적지 않아 3가구 중 1가구는 기능성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


🧭 이젠 방향을 구체화할 시간 → → →

다음 편에서는 농업·식품 바이오 분야의 진로와 직업군을 살펴본다. 농업 바이오 분야에서는 작물개량 연구원, 농생명공학 연구원, 농업 관련 공무원, 스마트팜·정밀농업 기반의 농업 벤처기업 창업가, 종자회사·농약회사 연구원 등 다양한 진로가 있다.

식품 바이오 분야에서는 기능성 식품 연구원, 식품 품질관리(QA/QC) 담당자, 식품 신제품 개발자(R&D), 식품 안전 규제 전문가, 바이오소재 기업 연구원 등 폭넓은 진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식품 분야는 이미 확립된 산업이 많은 만큼 안정적일 수 있지만 경쟁이 치열하며, 두 분야 모두 정부와 관련된 산업 비중도 크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산업 구조와 주요 진로 방향, 직업군별 역할과 전망까지 구체적으로 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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