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밝혀낸 반려견의 새로운 소통 방식
반려견과 눈을 맞추며 교감한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실제로 개들도 인간처럼 눈 깜빡임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눈 깜빡임, 반려견의 감정 신호
인간은 눈을 깜빡이는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 소통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개들도 같은 방식으로 서로 또는 인간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국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개들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고 뜨며 소통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진은 다양한 견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개들은 화면 속 다른 개들이 눈을 깜빡이는 영상을 볼 때, 평균적으로 16% 더 자주 눈을 깜빡였다. 이는 개들이 눈 깜빡임을 단순한 생리적 반응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소통을 위한 신호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개들은 왜 눈을 깜빡일까?
초기 연구의 대부분에 참여한 파르마 대학의 진화생물학자 키아라 카노리(Chiara Canori)는 개들이 눈을 깜빡이는 행동이 단순한 생리적 반응이 아니라, 상대방을 모방하는 ‘얼굴 흉내내기(Facial Mimicry)’의 일부인지 의문이 생겼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개들이 서로의 눈 깜빡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테리어, 코카 스파니엘, 보더 콜리 등이 등장하는 12초짜리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에는 장난감이나 간식에 집중하는 개들이 카메라를 바라보는 장면이 포함되었으며, 일부 영상에서는 개들이 눈을 깜빡이고 있었고, 다른 영상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또한 개가 코를 핥는 행동을 보여주는 영상도 포함하여, 이 행동이 열망이나 좌절감을 나타내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제작한 영상들을 편집해 71초짜리 클립으로 구성한 후, 다양한 견종의 성견 54마리에게 대형 스크린을 통해 무작위 순서로 보여주었다. 실험 중 개들의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심박수를 측정하고 행동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개들은 특정 장면에서 다르게 반응했다. 특히 다른 개가 눈을 깜빡이는 영상을 볼 때, 개들은 평균적으로 16% 더 눈을 깜빡이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개들이 상대방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며 소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연구를 이끈 카노리는 “눈을 깜빡이는 빈도의 증가는 개들이 눈을 깜빡이는 행동을 흉내 내고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들이 이를 의도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인간처럼 무의식적인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수의학 행동학자 다니엘 밀스(Daniel Mills) 또한 “개들도 사람처럼 이러한 반응을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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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ought on “개들도 눈 깜빡임으로 교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