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측, 정밀의료 길 열렸다… ATM 유전자 2.7만 개 변이 위험도 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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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 ATM 유전자 2.7만 개 변이 기능 분석
  • 해로운 변이 vs 무해한 변이 정량 구분
  • 질병 예측과 예후 판단의 임상 기반 확보

암이나 희귀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전자에 존재하는 수많은 변이 중 실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변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되면서, 발병 이전 단계에서 위험을 미리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 연구팀은 최근 ATM 유전자 내 단일 염기 변이 2만7513개를 전수 분석해, 각각의 기능적 영향을 평가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대형 유전자 전체를 실험 기반으로 정밀 해석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유전체 기반 예측의 정확도를 실질적으로 높인 기술적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게재됐다.

ATM 유전자, 손상 복구 경로의 핵심

ATM 유전자는 DNA 복구 경로를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을 암호화하며, 이 기능이 저하되면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 등에서 암화 위험이 증가한다. 이 유전자의 이중 기능 상실은 운동실조-모세혈관 확장증이라는 유전성 신경계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ATM은 변이 수가 많은 대형 유전자이며, 다수의 변이는 임상적 영향을 알 수 없는 상태로 남아 있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ATM 변이가 확인되더라도, 실제 위험 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 진단과 예후 평가에 제한이 컸다.


DNA 이중나선 구조와 변이 지점. ATM 유전자 내 2만7천여 개 단일 염기 변이의 기능이 실험과 AI 분석을 통해 구분됐다.
[사진=Midjourney 로 생성한 시각화 이미지]

전체 변이에 대한 기능 평가, 해로운 변이 선별

연구팀은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인 프라임 에디팅을 통해 2만3천92개의 변이를 실험적으로 평가했고, 나머지 4천421개는 인공지능 모델 딥ATM을 통해 세포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했다. 이를 통해 단백질 기능을 저해하는 변이와 비기능성 변이를 구분해냈다.

이후 분석 결과를 영국 바이오뱅크의 50만 명 유전체 및 임상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기능 저하형 변이를 가진 사람은 암 발생 위험이 1.4배 높았다. 이는 ATM 유전자 변이의 기능적 해석이 실제 질병 위험과 통계적으로 일치함을 확인한 것이다.

기능이 검증된 ATM 변이 해석을 통해, 질병 발생 전 단계에서의 예측과 개입이 가능해졌다.
[사진=Midjourney 로 생성한 시각화 이미지]

질병 발생 이전 단계 개입···정밀 의료 미래

ATM 변이가 존재해도 모든 개인이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위험 변이를 식별하고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함으로써, 추적 관찰이나 예방적 개입이 가능해진다.

김형범 교수는 “기능 해석이 불가능했던 ATM 유전자 대부분의 변이에 대해 실험 기반 해석이 가능해졌다”며, “동일한 분석 체계를 다른 종양 억제 유전자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변이 존재 여부 확인을 넘어, 기능적 위험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진단 이후 치료에 집중하던 기존 체계에서 벗어나,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 발생 이전 단계에서 개입할 수 있는 정밀의료로 나아가는 실질적 진입점이 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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